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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천년에 주목받는 두 음악 신동

중앙일보

입력

가까이는 바이올리니스트 예후디 메뉴인.루지에로 리치, 작곡가 에릭 콘골트, 피아니스트 요제프 호프만, 멀리는 모차르트, 멘델스존, 리스트…. 모두 어릴 때 신동(神童)으로 칭송받았던 음악가들이다.

'신동' '무서운 아이' '젊은 거장'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천재 소년, 소녀 음악가들은 어느 시대건 있었다.

모차르트의 아버지 레오폴트는 아들의 나이를 속이면서 연주여행을 다녔다. 카라얀은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만난 당시 14세 바이올리니스트 안네 소피 무터(37)를 가리켜 '메뉴인 이후 최고의 음악 신동'이라고 추켜 세웠다.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20), 미도리(24)등 왕년의 신동 연주가들이 훌쩍 커버린 요즘 세계음악계에 새로운 신동 연주가들이 등장했다. 음반산업이 신동 연주가를 만들어내는지도 모를 일이다.

최근 10대 연주가로 영국 웨일즈 카디프 태생의 소프라노 샬럿 처치(13)와 독일 태생의 바이올리니스트 마리아 엘리자베스 로트(12)가 주목받고 있다.

샬럿 처치는 1997년 영국의 TV쇼 '토킹 텔레폰 넘버스'에서 전화로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피에 예수'를 부른 후 음반사의 눈에 띄어 스타덤에 올랐다.

지난해 데뷔음반 '천사의 목소리'(소니 클래시컬)는 전세계적으로 3백만장 이상 팔렸다. 미국음반산업협회(RIAA)가 인증한 플래티넘 디스크를 받은 최연소 클래식 아티스트다.

두번째 앨범 '샬럿 처치'는 푸치니의 '오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 거슈윈의 '서머타임', 헨델의 '울게 하소서' 등의 클래식 명곡을 런던심포니와의 협연으로 녹음한 것. 그중 '저스트 웨이브 헬로우'는 미국 포드 자동차의 밀레니엄 TV광고의 배경음악으로 흐른다. 또 웨일즈 민요 '할레크의 사람들'은 영국 찰스 황태자의 50회 생일 축하곡으로 부른 곡이다.

한편 독일 슈바르츠발트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마리아 엘리자베스 로트(12)는 국제모차르트재단이 오디션을 통해 발굴해낸 신동.

지난 1998년 모차르트가 남긴 1/2짜리 꼬마 바이올린을 복원한 다음 이 악기를 연주할만한 신예 연주자를 찾기 위해 오디션을 실시한 것. 이 재단은 모차르트 생가를 소유하고 있으며 모차르트 박물관, 모차르트 축제를 준비하고 모차르트가 남긴 악기를 관리하고 있다.

로트는 모차르트가 쓰던 바이올린으로 2곡을 녹음했다. 한곡은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모차르트의 '론도 K.269' . 또 한곡은 모차르트가 여성 바이올리니스트 레지나 스트리나사치(1764 ~ 1839)를 위해 작곡한 소나타였다. 이곡의 반주는 1790년 안톤 발터가 제작한 클라비코드로 이뤄졌다.

로트는 8세때 칼스루헤 음악원에 입학, 독일 음악원 사상 최연소 학생이라는 신기록을 수립했다. 그가 연주하는 바이올린은 1735년 잘츠부르크 궁정의 악기제작자였던 안드레아스 프레디난트 마이어가 만든 것. 모차르트 여동생 난네를이 보관해 오다 여러 경로를 거쳐 국제모차르트재단에 기증됐다.

15세 이전에 화려한 데뷔무대를 장식했던 '신동 음악가' 들이 성장해서 거장으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이들이 사춘기의 터널을 무사히 통과해 대가의 대열에 합류할지는 아직 두고 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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