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의〈불꽃〉초라한 출발

중앙일보

입력 2002.02.25 10:05

업데이트 2005.12.04 00:32

'시청률 제조기'로 불리는 김수현의 새 드라마 SBS 〈불꽃〉(수.목요일 밤 9시 55분)이 초라한 출발을 보였다. 지난 2일 방송된 첫 회에서는 10.7% (TNS미디어코리아의 전국시청률 기준)의 시청률을 보이더니 3일의 2회분에서는 10.1%로 더 떨어졌다.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는 MBC 드라마 〈진실〉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대부분 드라마가 1, 2회의 시청률은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상대가 최고의 인기 작가인 김수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대에 못미치는 것만은 사실이다.

작년 9월에 끝난 〈퀸〉 이후 수목드라마에서 줄곧 MBC에 밀려왔던 SBS로서는 '마지막 카드'라고 할 수 있는 김수현을 내세웠음에도 그다지 신통치 않은 시청률에 다소 당혹해하고 있다.

〈불꽃〉의 1, 2회 스토리 구성을 보면 종래의 '김수현식 구조'를 거의 그대로 답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각각 결혼할 상대가 있는 남녀가 등장하고 이들은 태국의 관광지에서 우연히 만나 바로 그날 밤 잠자리를 함께 할 만큼 격렬하고 충동적인 사랑에 빠진다. 남자(이경영 분)는 30대 중반의 성형외과 의사, 여자(이영애 분)도 서른이 넘은 적지 않은 나이에 방송작가라는 그럴 듯한 직업을 갖고 있다.

'금지된 사랑'에 빠진 이들에게는 모두 이상스러울 정도로 집착이 강한 기존의 애인들이 버티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레 애증이 교차되는 겹삼각관계가 형성된다.

어떻게 보면 일종의 불륜이다. 교훈적인 내용이나 고상한 철학적인 의미를 함축하기보다는 드라마라는 장르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 남녀간의 애증관계를 극한까지 밀고나감으로써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전형적인 '김수현식 갈등구조'인 셈이다.

〈불꽃〉을 보고 있으면 김수현은 새로운 세기가 되고 시대가 변해도 여전히 변치않는 것은 남녀간의 사랑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어하는 듯하다.

별로 건전하지는 않지만 남녀간의 애증관계에 얽힌 복잡다단한 인간의 심리세계를 적나라하게 묘사해 시청률을 올리는 김수현식 드라마가 비록 1, 2회는 부진한 출발을 보였지만 2000년에도 여전히 먹힐지는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SBS 관계자는 "〈불꽃〉의 10%대 출발은 같은 시간대 MBC 드라마 〈진실〉의 강세 탓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제 출발에 불과한 〈불꽃〉과 이미 상당한 궤도에 오른 〈진실〉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며 "차차 시청률이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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