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55조… 대우債환매 대비 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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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증시 불안의 진원지가 되고 있는 대우채권 95% 환매가 임박하면서 투신권은 다각적인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

정부에서는 이미 55조원의 유동성을 확보해놓고 대우채 환매일인 2월 8일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환매시기를 앞당기고 있다.31일 한국투자신탁 이종남(李鍾南.사진)사장을 만나 투신권의 대비책을 들어봤다.

- 환매대책은 어떻게 세워놓았나.

"한마디로 금융대란은 없다.금융감독위원회가 투신권을 중심으로 2.8 대우채 환매에 대비해 55조원의 유동성을 확보해놓고 있다. "

- 55조원을 실제로 조달하는 데 문제가 없는가.

"제2, 제3의 대비책이 있다. 정부는 이미 한투와 대투에 2조원의 증권금융 자금을 투입한 데 이어 오는 2~7일 사이 한국.대한.현대투신이 발행하는 채권담보부증권(CBO)2조7천억원어치를 채권안정기금에서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다 자산관리공사가 1일 투신권의 대우 무보증채 18조6천억원어치를 6조2천억원에 매입할 예정이어서 자체 보유현금을 합하면 유동성은 25조원에 달한다."

- 금융전문가들은 전체 대우채 관련 수탁고 32조원 중 환매규모가 최대 15조~3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는데.

"그런 추정은 정부의 유동성 마련 대책이 나오기 전에 가능한 얘기다. 단연코 아니라고 본다. "

- 한국투신의 대우채 관련 수탁고 중에서는 얼마나 환매될 것으로 예상하나.

"우리는 전체 규모가 7조4천억원 정도인데, 고객 설문조사 결과 환매 규모는 2조3천억원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실제 환매는 이것의 절반도 안될 것 같다. "

- 환매된 자금은 어디로 흘러갈 것으로 보나.

"은행권은 금리가 낮아 자금이 증시를 떠나지는 못할 것이다. 투신권의 유일한 확정금리 상품인 신탁형 증권저축의 수탁고가 최근 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

- 그렇다면 환매된 자금도 곧바로 증시로 돌아올 것이라는 얘긴가.

"당장 빠져나가더라도 은행권의 초단기 상품에 머물렀다가 곧바로 회귀할 것이다. "

- 대우채의 2.8환매 이후 주가는 어떻게 전망하는가.

"증시의 최대 악재로 꼽혔던 대우채 환매불안이 해소될 경우 장세는 무척 밝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2.8환매가 악재였다면 악재가 해소된 증시는 상승장세를 펼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

- 증시 외적인 변수가 증시를 계속 억누를 가능성은.

"미국 금리인상이 이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2월과 3월에 걸쳐 단계적으로 금리를 인상하기로 해 충격이 크지는 않을 것이다. 성장속도가 지속되고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해 증시 주변 여건도 좋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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