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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로리 소모 많은 유산소운동 … 치매·우울증 예방 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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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에 힘을 빼고 무게 중심을 이동하는 탱고 동작은 다리근육을 튼튼하게 한다. [중앙포토]

댄스스포츠의 매력은 재미와 운동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의학계도 이 같은 춤의 장점을 이용해 환자 치료에 적극 활용할 정도다. 국내에 댄스를 특정 질병의 치료 수단으로 연구하는 의사들이 늘고 있는 것도 이런 추세를 반영한다. 춤의 건강 효과, 어떤 것이 있을까.

앞뒤·전후 회전동작, 손상된 뇌기능 호전시켜

춤은 젊은이만의 영역일까.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센터 박원하 교수는 “춤 동작은 대뇌피질을 자극해 치매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 미국 세인트루이스의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진은 19명의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탱고의 치료 효과를 연구했다. 개몬 에르하트 교수는 “앞뒤·좌우·회전하는 탱고 동작이 균형감각과 운동능력·파트너와 호흡을 맞추는 능력을 향상시켰다”며 “파킨슨병으로 손상된 뇌의 기저핵이 호전됐다”고 말했다.

 춤으로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 춤을 추면 긴장과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엔도르핀이 나오는 것은 기본.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김창윤 교수는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고 손을 잡는 과정을 통해 사회가 인정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며 “폐경기 여성이나 산후우울증 여성에게 권장할 만하다”고 말했다. 여럿이 함께하는 댄스는 정서적 교감까지 이끌어낸다.

대사증후군 개선하고, 심장 튼튼하게 해

춤은 고혈압·당뇨병 같은 대사증후군을 예방한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 박세정 연구원은 “차차차는 분당 7.9㎉를 소모하는데 이는 중강도의 달리기에 해당하는 운동량”이라고 말했다. 룸바와 왈츠는 걷기·속보보다 칼로리 소모가 많다. 특히 뒤꿈치부터 발가락까지 발을 굴리듯 땅을 밟는 기본 발 동작은 달리기 자세와 유사하다. 박 연구원은 “춤은 유산소운동으로 체중·고지혈증·혈압·혈당 감소 효과가 있어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는 사람에게 권할 만한 운동”이라고 말했다.

 춤을 추면 심장도 튼튼해진다. 미국심장학회는 “댄스는 달리기·빠른 걷기와 비슷한 종류의 칼로리를 소모하면서도 재미있고 여럿이 함께 즐기는 운동으로 심장에 좋다”고 추천했다. 심박수를 적정 수준까지 유지시키고, 심장병 환자의 부정맥 발생 빈도를 낮춘다.

 일정한 보폭과 비슷한 강도의 충격을 가하는 춤은 골다공증 예방 효과도 있다. 박원하 교수는 “댄스 동작은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체중을 이용해 뼈를 자극함으로써 골밀도를 향상시킨다”고 말했다.


척추펴고 바른자세 유지 … 몸매 아름답게 발달

춤은 균형 잡힌 신체 발달에 도움을 준다. 용인대학교 스포츠의학센터 이재원 교수는 “춤은 민첩성·지구력 증진·평형감각·전신 근육을 발달시킨다”며 “특히 성장기 어린이나 청소년의 체력을 향상시키는 데 좋은 운동”이라고 말했다. 척추를 펴고 바른 자세도 유지시킨다. 안짱다리·휜다리 개선 효과도 있다. 근육과 관절을 쭉쭉 늘려주는 스트레칭 효과도 있다. 덤벨로 만드는 근육과는 달리 길고 매끈하게 몸매를 다듬는 효과가 있다. 몸이 붓는 여성은 춤을 통해 신진대사와 기혈을 순환시켜 부종을 해소할 수 있다.

유연성 높여야 부상 위험 줄어

춤은 부상 위험이 비교적 적은 운동이지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댄스에 따라 격렬하거나 비트는 동작이 자칫 관절이나 척추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지르박에서 몸을 꼬면서 위치를 바꾸는 회전 동작, 또는 벨리댄스의 골반을 이용한 강한 꺾기는 척추·관절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살사 역시 척추와 관절을 많이 사용해 유연성이 요구된다. 춤을 추기 전 스트레칭과 워밍업은 필수다. 중·노년층이라면 춤 동작은 3~6개월 준비 기간을 갖고 서서히 난이도를 높인다.

장치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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