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슈퍼리그] 현대차의 속도조절론

중앙일보

입력

현대자동차가 `속도조절'에 들어갔다.

배구슈퍼리그 2000 1차대회에서 파죽의 5연승으로 남자부 우승을 차지한 현대차는 어차피 3차대회 6강(실업 4+대학 2) 진출이 사실상 확정된 만큼 쾌속질주에 대한 미련을 버리기로 했다.

맞수 삼성화재와 `천적' 대한항공은 물론 한양대, 경희대 등 대학세의 전력이 만만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6강전과 멀리 4차대회 4강 싸움에 대비해 남자실업 6개팀이 한차례 더 풀리그를 갖는 2차대회에서 최대한 힘을 비축하겠다는 전략.

27일 밤 서울시청을 완파한 선수들로부터 우승 헹가래를 받은 이용훈 현대자동차 단장은 "이제 느긋함을 갖고 체력 유지에 중점을 두자"고 코칭스태프에게 당부했다.

이 단장은 "삼성화재전에서는 최선을 다해 이겨야한다"고 독려하면서도 "앞으로 연승에 연연하지 말고 체력 비축과 부상 방지를 위해 노력하자"고 말했다.

현대차가 이처럼 체력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지난해 악몽 때문.

'99슈퍼리그에서 현대차는 이인구 등 주전들의 체력이 막판들어 급전직하, 힘 한번 쓰지 못하고 대한항공에 결승행 티켓을 내줬다.

강만수 감독은 이미 서울시청과의 경기에서 그동안 무릎 부상으로 출장기회가 적었던 후인정을 1세트부터 투입하고 후보센터 한희석을 적극 활용, 레프트 이인구와 국가대표 센터 방신봉의 체력부담을 덜어줬다.

강 감독은 "선수층이 두텁지 못하고 부상선수가 많아 3차 대회부터는 일대 혼전이 예상된다"며 "지난해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체력 유지에 신경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창원=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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