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아도 큰 만족…속 넓은 아파트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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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주기자] “엇, 105㎡형이라는데 142㎡형은 돼 보이는데?”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아파트 평면이 최근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점차 실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한동안 T자•Y자•부채꼴 등 독특하고 화려한 형태의 평면이 선보였지만 최근에는 실사용 면적을 넓혀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한 사각 실속 평면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평면의 변신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건설업체들은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다양한 모양의 평면을 선보였다. 이들 평면은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며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입주 후에는 일반 사각 평면보다 몸값이 떨어지고 선호도가 낮았다. 나뭇잎모양 등의 독특한 평면은 대부분 사각형태인 가구나 가전제품 등을 배치하기 어려운 데다 죽는 공간이 많아 공간 활용도가 낮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서비스 면적을 넓히고 공간 활용도가 높은 사각 실속 평면이 대세다. 기본적인 사각형 모양의 평면에 분양면적에 포함되지 않는 서비스 공간인 발코니 등을 통해 실사용 공간을 대폭 늘인 것이다.

발코니 확장•자투리 공간 등으로 실사용 면적 넓어

삼성물산이 다음달 경기도 수원시 신동에 공급하는 래미안영동마크원은 발코니가 유난히 넓다. 4베이라 집이 양쪽으로 길어 가구 전면과 후면에 길게 전면발코니가 조성됐기 때문이다. 발코니를 확장하면 평균 30㎡ 정도 실사용 면적이 늘어난다. 84㎡형의 경우 서비스면적이 전용면적의 절반인 42㎡나 된다.

현대건설이 인천 서구 당하동에서 분양 중인 검단힐스테이트4차는 포켓발코니로 서비스면적을 넓혔을 뿐 아니라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포켓발코니는 발코니가 집 안에 있는 형태로, 확장을 하면 자연스럽게 집이 넓어지고 별도의 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필요에 따라 방이나 서재 등으로 쓸 수 있고 확장해서 넓게 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숨어있는 공간을 수납공간으로 활용한 경우도 있다. 코오롱건설은 대구 수성구 파동에 공급할 수성못 코오롱하늘채에 수납 비법을 담은 평면을 선보인다.

예컨대 거실 벽면에 수납 공간을 만드는 식이다. 코오롱건설 관계자는 “일반 벽일 뿐인 공간을 뚫어 수납공간을 조성해 체감 사용면적을 넓혔다”고 설명했다.

2007년 이후 찾기 힘든 2m 발코니(광폭발코니)가 적용된 단지도 있다. 대림산업이 이달 말 경기도 의왕시 내손동에 선보일 내손e편한세상은 발코니 폭이 2m다.

요즘 선보이는 아파트는 일반적으로 발코니 폭이 1.5m다. 2007년 이후 발코니 폭이 1.5m로 제한됐기 때문이다. 폭이 넓은 2m 발코니가 적용되면 확장시 일반 발코니가 조성된 아파트보다 6.6~9.9㎡ 정도 서비스 면적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이런 분위기는 한동안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분양시장이 실수요 위주로 개편된 영향이 크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사장은 “실수요를 중심으로 시장이 개편되면서 실질적으로 중소형도 중대형처럼 넓게 쓸 수 있는 실속 평면이 인기를 끌게 되는 것”이라며 “한동안 이런 분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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