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소년,치마입고 등교하는 이유…영국이 들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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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군이 여름에도 긴바지에 스웨터를 입도록 한 학교의 교복정책에 항의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친구들은 ‘내 다리에 문제가 있나요?’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그를 응원했다. (사진=Mail Online)

영국의 한 소년이 학교 정책에 반기를 들고 치마를 입고 등교해 화제다. 이 소년이 바꿔달라는 규칙은 다름아닌 교복정책. 이 학생이 다니는 학교에선 한여름에도 남학생은 긴바지에 스웨터를 입어야 한다.

캠브리지 인근의 콜리그의 한 학교에 다니는 크리스 화이트헤드(12)군은 최근 학교에 스커트를 입고 등교했다. 등교에 앞서 친구들과 함께 스커트를 입고 학교 정책에 항의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이 퍼포먼스에 참석한 학생들은 '시원한 짧은 바지를 원한다. 뜨거운 바지는 싫다' '내 다리에 무슨 문제가 있나요?' 등의 항의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었다. 여학생도 동조했다.

크리스군은 "여름동안 여학생들은 스커트를 입는다. 그러나 남학생들에게는 짧은 바지를 입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는 차별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교복정책에 항의하기 위해 하루 종일 학교에서 스커트를 입을 것이다. 학교위원회에서 (정책을 바꾸기 위한)회의를 열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수학교사인 그의 어머니 리즈(50)씨는 "나는 크리스의 용기있는 행동에 찬사를 보낸다. 학교도 용기를 내기 바란다"고 말했다. 출판사를 운영하는 아버지 브라이언(48)씨는 "아들의 행동은 창조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디어"라며 "아들의 어깨가 움츠러들지 않기를 바란다"고 용기를 북돋웠다.

하지만 로버트 캠벨 교장은 "우리 학교의 교복정책은 남녀를 차별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크리스가 스커트를 입는 것은 그의 권리다"라고 말해 교복정책을 고수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영국 평등·인권위원회 대변인은 "이 문제를 법정에서 다룰 사안은 아니다"며 "학교는 학생들의 요구를 고려해 유연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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