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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별 입시, 입학처장에게 듣는다 성균관대 김윤배·서강대 이욱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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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인문계 정시는 합격선 낮은 ‘가’군 노려라

성균관대는 수시 전형을 12개에서 7개로 줄였다. 그러나 김윤배(50·물리학과 교수) 입학처장은 “전형이 간소화됐어도 1~2학년 때부터 특정 전형을 준비한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줄 수는 없기 때문에 지난해 전형의 틀은 유지된다”며 “지원자격을 꼼꼼히 점검할 것”을 당부했다. 수시 1·2차 전형 간 복수지원을 허용하고, 수시 1차 내에서는 전형 간 중복지원도 할 수 있다. 학생부 성적은 모든 전형에서 석차등급을 활용한다. 입학사정관 전형인 리더십 전형 모집정원은 지난해 100명에서 150명으로 늘렸다.

성균관대 김윤배 입학처장은 “인문계 학생들의 경우 정시에서 모집군별로 합격생들의 수능 점수 차이가 크다는 점에 유의해 지원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명헌 기자]


-수시에서 중복지원 기회를 열어놨다.

“수험생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수시 1차는 특기자 전형과 내신 위주의 학교생활우수자 전형 등 다양한 능력을 가진 학생들이 도전할 수 있는 전형으로 구성된다. 수시 2차 일반학생 전형은 논술전형이다. 내신과 특정 분야 실적이 있는 학생들의 경우 수시 1차에 지원하고, 2차에서는 논술로 승부수를 띄우면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지난해 글로벌 리더 전형 합격생들의 어학 성적 수준은.

“iBT토플 기준으로 90~120점 만점까지 점수 차이 폭이 컸다. 외국어 성적만으로 강점을 가질 수는 없다는 뜻이다. 공인 외국어 성적 1~2점 높이는 것보다 자기소개서 등 서류를 통해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글로벌 리더로서의 자질을 갖추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피력하는 게 중요하다.”

-특기자 전형 자연계에서 대외 수상 경력이 중요한가.

“아니다. 수학·과학 사고력 평가로도 좋은 학생을 선발할 만한 충분한 변별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국내올림피아드 수상 경력을 반영하지 않았다. 전공 관련 교내 수상 실적과 R&E(과학연구 사사제), 과제 연구, 체험활동 자료 등을 통해 자신의 강점을 나타내면 된다. 올해는 국제올림피아드 실적도 반영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해 수시 1차 전형 합격생의 내신 수준은.

“학교생활우수자 전형은 내신성적이 인문계 평균 1.5등급 이내, 자연계는 1.8등급 정도인 학생들이 합격했다. 지역리더육성 전형 합격생들의 내신 수준은 인문계 2등급 초반, 자연계는 2등급 중반이었다. 그러나 많은 학생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지 못해 최종 불합격했다. 입학사정관 전형인 리더십 전형은 1단계에서 교과성적뿐 아니라 사정관 평가가 반영되기 때문에 1등급 초반부터 4등급 초반까지 합격생들의 점수 차이 폭이 컸다.”

-수시 2차 일반학생 전형에서 논술의 영향력은.

“지난해 이 전형 합격생들의 내신성적 평균이 2등급 중·후반대였다. 그러나 학생부가 30% 반영된 일반선발의 경우 4등급대 학생도 합격한 사례가 있다. 내신보다 논술의 영향력이 훨씬 크다.”

-지난해 정시 결과의 특징이 있다면.

“인문계에서 정시 ‘나’군 합격생들의 수능성적이 ‘가’군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최종 등록자 상위 누적 백분위 평균을 기준으로 인문과학계열의 경우 ‘나’군 합격생들의 수능성적이 백분위 1.26%였지만, ‘가’군 합격생들은 1.55% 수준이었다. 사회과학은 ‘나’군 0.8%, ‘가’군 1.15%, 자유전공 ‘나’군 1.05%, ‘가’군 1.21%, 경영학부 ‘나’군 0.6%, ‘가’군 0.9%였다. 특히 글로벌경영과 글로벌경제 ‘나’군 합격생 수능성적은 각각 0.28%와 0.55%였던 반면, ‘가’군에서는 0.72%와 0.75%로 큰 차이를 보였다. 자연계 합격생들의 수능성적 백분위는 5% 정도였다. 반도체시스템공학과 소프트웨어 전공이 각각 2.2%와 2.7%로 높게 나타났다.”

-성균관대 지원 학생들에게 조언한다면.

“수시모집 논술시험을 꼭 치렀으면 한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에 대한 위압감과 높은 경쟁률 때문에 논술고사 결시율이 50%나 된다. 정시를 노리는 인문계 학생이라면 ‘가’군을 적극 노리길 바란다. ‘나’군에 비해 합격선이 확실히 낮다.”




수시 2차, 수능 기준 넘기면 논술이 절대적

서강대는 2012학년도 입시에서 논술중심 전형인 수시 1차 일반전형을 폐지하고, 수시 2차 일반전형으로 통합했다. 수시 2차 일반전형에는 수능 우선선발 제도가 도입됐다. 지난해 783명이었던 논술전형 모집정원은 올해 577명으로 줄었다. 올해는 모든 논술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한다. 이욱연(48·중국문화전공 교수) 입학처장은 “논술 100% 전형을 폐지해 논술만 잘해 합격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강대 이욱연 입학처장은 “올해는 학교생활우수자 전형 지원자격을 폐지하는 대신 서류평가를 통해 학생들의 활동 내역과 성실성을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록 기자]


-논술전형에 변화가 많다.

 “수시 1·2차로 나눠 선발하던 방식을 수시 2차 일반전형으로 통합했다. 경쟁률 차이 때문에 생기는 불평등을 막기 위해서다. 모든 논술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만, 일반전형에서는 수능 최저학력기준만 통과하면 논술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논술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의미는.

 “일반전형은 내신으로 줄을 세운 뒤 논술 능력을 평가하기 보다 논술이 당락을 가른다. 내신 2~3등급대 합격생이 많지만, 지난해의 경우 일반계고 출신을 기준으로 합격생의 10~15% 정도가 내신 3~4등급이었다.”

-논술고사 출제경향 변화를 설명해달라.

 “3개 이상 제시문을 주고, 문제를 내는 출제경향은 유지된다. 그러나 문제 수는 기존 3문제에서 2문제로 줄일 예정이다. 시험시간도 150분에서 120분으로 준다. 인문계의 경우 1·2번 문항이 통합되는 대신 답안 분량이 약간 늘고, 자연계는 3번 문항으로 출제되던 인문 관련 문제가 올해 폐지된다. 5월 말 논술 안내책자를 배부하고, 학교 홈페이지에 논술 가이드라인을 게재할 것이다.”

-학교생활우수자 전형 선발방식의 변화는.

 “지난해엔 지원자격을 ‘반영 교과 평균 석차등급 2등급’으로 제한했지만, 올해는 제한기준을 없앴다. 교과성적 0.1~0.2점보다는 3년 동안 학생이 어떻게 생활했는지와 학업 외적 능력을 두루 보겠다는 의미다.”

-지난해 이 전형 합격생들의 내신성적 수준은.

 “인문계 1.3등급, 자연계 1.4등급이 커트라인이었다. 그러나 올해 지원자격이 없어지면서 2등급 전후의 학생이 많이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활동내역이 뛰어날 경우 내신등급을 극복할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평가하겠다.”

-구술면접은 어떻게 진행되나.

 “교과 지식을 포함해 인문·사회·과학 전 분야에 대한 지식을 묻는다. 어느 정도 ‘답이 있는’ 문제다. 지난해 기준으로 구술면접을 통해 1단계에서 1배수에 해당됐던 학생의 20% 정도가 최종 불합격됐다.”

-알바트로스인재 전형에 변화가 있다.

 “지난해까지 인문·자연계로 나눠 각각 알바트로스국제화 전형과 글로벌과학인재 전형으로 선발했던 것을 알바트로스인재 전형으로 통합했다. 인문계열의 경우 1단계에서 공인 외국어 성적만으로 전형하던 방식을 바꿔 영어 에세이 시험을 실시한다. 지난해엔 iBT토플 118점인 학생도 떨어진 사례가 있다. 하지만 올해는 공인 외국어 성적이 지원자격일 뿐이다. 대신 영어 에세이가 당락을 가를 주요 변수다. 영어 제시문을 준 뒤 ‘제시문 사이의 관계를 설정해 의견을 개진하라’는 문제와 ‘특정 주제의 제시문에 대한 의견을 밝히라’는 문제가 출제될 수 있다. 2단계에선 학생부 성적과 제2 외국어 점수가 좋은 학생이 가산점을 받지 않겠나.”

-알바트로스인재 전형의 경우 특목고 출신 비율이 높을 것 같은데.

 “아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인문계열은 외국어고·자사고 출신이 20%대였다. 자연계열은 과학고 출신 비율이 30% 정도였다. 자연계열의 경우엔 수상실적 양을 보는 게 아니라 진로와 관련한 활동과 수상실적의 연계성을 평가한다.”

-정시에서의 내신성적 반영률은.

 “수능이 절대적 변수다. 지방 고교에 다니는 30% 정도의 학생은 수능 준비에만 몰입하는데, 그 학생들에게도 길을 터줘야 하지 않겠나. 사실상 내신 상위 등급의 점수 격차는 적다.”

글=최석호 기자
사진=최명헌·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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