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인터넷 사업 합병바람 불 듯

중앙일보

입력

세계 최대의 복합 미디어 그룹인 타임워너와 미국 인터넷그룹인 아메리카 온라인(AOL) 의 합병으로 유아기에 있는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인터넷 산업에서 합병바람이 불겠지만 타임워너와 AOL 합병과는 다른 길을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업분석가들이 11일 밝혔다.

홍콩의 리먼 브라더스사 분석가인 이안 웬함은 타임워너와 AOL의 합병은 인터넷에 의해 촉발된 미디어간 거래의 시작이라면서 "이는 매우 중요한 추세가 시작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타임워너-AOL 합병은 주요 인터넷 서비스 업체와 타임워너와 같은 주요 콘텐츠(인터넷의 내용물) 제공업체를 처음으로 결합시킨 사례라고 덧붙였다.

그는 인터넷 산업과 전자상거래는 아시아에서는 비교적 새로운 분야에 속한다면서 작년 후반기부터 인터넷 현상이 일본산업계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으며 나머지 아시아지역은 작년 4.4분기부터 이 현상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웬함은 호주에서 투자가들이 루퍼트 머독의 뉴스 코프를 미래에 인터넷 서비스업체와의 결합을 통해 인터넷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업체로 바라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호주 증권시장에서 11일 뉴스 코프의 주식은 28%나 급등, 18.60호주달러(1만3천857원) 로 올랐다.

일본에서도 인터넷 기업간 많은 합병이 이뤄지고 있으며 소니사 주식도 11일 8.4% 상승한 2만5천700엔을 기록했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타임워너-AOL 모델을 아시아 지역에 단순적용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니코 살로몬 스미스 바니사의 통신산업 분석가인 토마스 로즈는 "일본 시장은 미국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타임워너-AOL합병같은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일본에서 대규모 합병이 일어난다면 미디어 업체와 인터넷 접속업체간의 합병이 아니라 통신업체와 콘텐츠 제공업체간의 결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의 5대 편의점은 오는 4월까지 소비자들이 인터넷이나 멀티미디어 단말기를 통해 음악을 다운로드 받고 연주회 입장권이나 책을 살 수 있도록 하는 벤처기업을 합작으로 설립하겠다고 11일 발표했으며 일본 세븐ㅡ일레븐이 주도하는 한 컨소시엄은 이와 유사한 전자상거래 회사를 세울 계획이라고 지난주 발표하기도 했다.

다이와 연구소의 소매분야 분석가인 사이토 후토시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이는소매업체들이 전자상거래에 뛰어들기 시작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 분야의 잠재력이 크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뒤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한국을 포함,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외국자본의 미디어 분야 투자를 제한하고 있어 인터넷 기업과 미디어 기업간의 합병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도쿄 연구소의 분석가인 쓰쓰미 다카유키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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