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주룽지 중국 대학현실 강도높은 비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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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칭화대가 개교 100년을 맞아 성대한 기념식을 벌였지만 후진타오(胡錦濤ㆍ호금도) 국가 주석, 주룽지(朱鎔基ㆍ주용기) 전 총리는 중국 대학 교육의 현실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후 주석은 2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칭화대 개교 100주년 기념식에서 “중국의 고등교육은 경제ㆍ사회 발전수준을 따라잡지 못했고 선진국과 비교하면 아직 격차가 적잖다”고 말했다.

후 주석은 이어 “쉼 없이 교육 품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고등교육의 생명선”이라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고등교육의 수준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 주석은 “세계 일류대학 확보는 중국이 인재강국, 창조형 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이뤄야할 전략 과제“라고 지적했다.

관영 신화통신도 사설에서 중국 대학이 개선해야 할 3가지 과제로 ^연구ㆍ교육열 향상^글로벌 시각 확충^자연스런 학구 분위기 조성을 꼽았다.

홍콩 명보(明報)는 칭화대 구빙린(顧秉林) 총장이 올 초 ‘2011년 개교기념일 즈음해 칭화대를 세계 일류대의 반열에 올려놓겠다’고 호언했지만 칭화대의 수준은 홍콩대ㆍ홍콩과기대보다 한참 떨어지는 수준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신문은 또 칭화대 인사들은 칭화대가 국가주석ㆍ총리ㆍ부총리ㆍ공산당 중앙위원ㆍ성장 등 국가 인재를 무수히 길렀다고 뿌듯해 하지만 이는 글로벌 대학의 관점에선 자랑할만한 요인은 아니라는 시각을 드러냈다.

명보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오른 글들을 소개하며 ‘900년 역사의 영국 옥스포드 대학은 수십 명의 국왕과 대통령ㆍ총리,노벨수상자들을 배출했지만 개교 기념행사를 열었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이 학교의 명예는 학문과 진리에 대한 탐구 정신에서 나온다’고 지적했다.

앞서 주룽지 전 중국 총리는 칭화대를 방문해 대학들의 무분별한 정원 확대 등 교육제도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주 전 총리는 22일 100주년 기념 행사가 열리고 있는 칭화(淸華)대를 방문, “정부의 교육 시스템 개혁에 대한 시범 지침을 보니 허언과 난센스로 가득했다“며 ”교육 당국과 학자들은 진실을 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 전 총리는 이어 “재임 중 약속한 농촌 무상교육이 아직 현실화되지 못했음에도 상하이 모터쇼에선 한 대에 100만 위안(약 1억6600만원)이 넘는 고급차가 팔린다”며 부의 쏠림 현상도 비판했다.

홍콩=정용환 특파원 narrativ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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