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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증현 “공짜 점심은 후손에게 부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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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무원려 필유근우(無遠慮 必有近憂)’.

 윤증현(사진)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세종연구원(원장 박우희 세종대 총장)이 주최한 포럼에서 건전 재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인용한 『논어』의 한 구절이다. 앞날을 헤아려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곧 근심할 일이 닥친다는 의미다. 그는 “우리가 모범적으로 금융위기를 극복한 데는 재정의 역할이 컸으며, 앞으로도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는 노력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의 무상복지론에는 강도 높은 비판도 했다. 그는 “무상복지 같은 과도한 주장으로 현재 세대의 ‘공짜 점심’이 미래 세대의 부담으로 전가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자식들을 위해 덜 먹고 덜 쓴 부모님 세대의 희생을 되돌려 주지는 못할망정 후손들에게 부담을 안겨 주는 게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도 자문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윤 장관이 작심한 듯 쏟아낸 발언은 ‘포퓰리즘과의 전쟁’을 눈앞에 둔 재정 당국 대표의 ‘출사표’ 성격이 짙다. 정부는 23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국무위원 재정전략회의를 연다. 이날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내년 예산의 방향과 향후 5년간 국가가 중점 투자할 분야의 밑그림이 그려진다. 특히 내년에는 총선과 대통령선거가 예정돼 있어 선심성 공약과 예산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봇물을 이룰 것이란 게 정부의 예상이다. 이와 관련, 윤 장관은 “무상복지는 ‘복지병’을 낳아 저소득층의 자립을 저해하고 국가 재원을 낭비하는 폐단을 낳기 마련”이라 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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