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증시 2000년 무난 성장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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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미국과 일본 증시는 올해에 이어 활황 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증시 전문가들이 29일 내다봤다. 월가 전문가들은 이날 금리 인상 등 돌출 변수를 극복할 경우 뉴욕 증시의 주요 주가지수가 내년에도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최근 뉴욕 증시의 대세 상승을 이끌었던 정보통신주와 컴퓨터 관련주들이 내년에도 주가 상승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동안 상승 대열에서 소외됐던 중소형주들의 경우 실적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 있어 내년에는 상승 기류를 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새 천년에는 종목별로 진행된 극심한 주가 차별화 현상이 해소되고 중소형주들이 약진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PNC 어드바이저스의 투자담당 임원인 도널드 베르딘은 자신의 포트폴리오의 14%를 높은 수익률을 낼 여지가 충분한 중소형주로 채웠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소형주 주가지수를 나타내는 러셀 2000지수는 이날 오후 전날보다 5.49포인트 오른 493.97를 기록, 지난해 4월 21일 수립한 최고치를 경신했다. 내년도 일본 증시도 경기 회복과 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에 힘입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일본 증시 전문가들이 전망했다.

이들은 닛케이 주가지수가 이달 중순 컴퓨터 2000년 인식 오류(Y2K) 문제에 대한 우려감으로 차익 매물이 나오면서 18,000대로 주저앉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새 천년 출발과 함께 외국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사자 주문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주가지수는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이들은 내다봤다.

일본 증시 전문가들은 내년도 닛케이 지수는 최저 17,000선에서 최고 23,000선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주가가 내년 여름까지는 꾸준히 오름세를 이어가겠지만 가을부터 조정국면에 들어가 연말께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메릴린치증권 일본법인의 전략가인 곤도 게이코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일본증시를 움직이는 핵심 요인은 구조조정 문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따라서 우리는 구조조정이 가속화되고 있고 상호 통합이 활발할 것으로 보이는 은행주에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나이 가주노리 다이와증권 상무는 NTT와 같은 정보통신 관련주들도 성장 잠재성이 높기 때문에 투자자들로부터 계속 인기를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바이오칩과 환경 관련주들도 내년도 일본 증시에서 상승 종목 대열에 동참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한편 일본의 증시 관계자들은 내년도 주가 상승의 최대 걸림돌로 미국 증시의 붕괴 가능성과 엔고 현상의 부정적인 여파를 꼽았다.[뉴욕ㆍ도쿄 APㆍ교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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