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전임 대통령 부정적 평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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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전 대통령의 전임 대통령들에 대한 평가는 극히 부정적이고 거칠다.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부분도 마찬가지다. 다음은 평가내용

◇ 박정희 전 대통령〓육영수 여사가 죽은 1년뒤 나를 만나 "대통령 오래할 생각이 없다" 고 한 말은 지금 생각하면 쿠데타 직후 국민에게 번의를 거듭하며 흘린 눈물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부정부패의 원조다. 18년 동안 부정부패를 통해 천문학적인 정치자금을 조성했다. 영남대와 MBC.부산일보 주식을 가졌다. 나는 누구보다 그를 싫어했지만 그가 죽었을 때 야당 총재로서 빈소를 찾았다.

◇ 최규하 전 대통령〓군사독재에서 민주주의로 전환시킬 결정적 시점에서 역사와 민심에 대한 무지를 드러냈다. 박정희의 죽음이 국민적 저항 앞에 침몰한 것이라는 역사의식을 갖지 못했다.
정치일정을 지연시킴으로써 국가적 불행을 초래했다.

◇ 전두환 전 대통령〓집권 야욕을 채우기 위해 무고한 국민마저 서슴없이 학살했다. 박정희에게서 탐욕스러운 권력욕만 배웠을 뿐 파멸의 교훈은 배우지 못하고 역사를 송두리째 과거로 되돌려 놓았다. 박정희보다 더 치졸했다.

◇ 노태우 전 대통령〓전두환의 후신이라는 태생적 한계와 취약한 정치력은 여소야대 정국과 겹치면서 정국운영의 문제점을 드러냈다. 정보정치를 통해 나에 대한 견제에 골몰했다. 출신에 대한 두려움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민주화라는 역사의 물결 속에 자신을 던지지 못했다.

◇ 김대중 대통령〓80년엔 민주화의 전열을 약화시켰고, 국민에게도 자신에게도 불행을 초래했다. 그로 인해 야당의 힘이 분산됐고, 결과적으로 전두환의 쿠데타를 막지 못했던 통한이 됐다.

87년에는 지역감정을 선거의 기본전략으로 삼겠다는 실로 어처구니없는 발상을 했고, 신당 창당으로 뒤통수를 쳤다. 자신의 역사적 소명에 대한 판단 착오를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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