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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건강카페, 벤치마킹 모델로 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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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장애인들이 운영하는 건강카페에서 시민들이 커피 등 음료를 마시고 있다. 최근 이 카페에는 벤치마킹을 하려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몰리고 있다. [대전시 제공]


충북도청 복지장애인과 고승애(57·여) 재활팀장 등 공무원 2명은 최근 대전시청을 찾았다. 고 팀장 등은 이날 대전시청 로비에 있는 ‘건강카페’를 둘러봤다. 대전시가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건강카페’ 벤치마킹을 위해서다. 고 팀장 등은 이날 대전시청 공무원에게 ‘건강카페’를 설치하게 된 동기와 장애인 고용현황, 매출규모 등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이들은 이날 한 시간여 동안 카페에 머물면서 장애인들이 빵 등을 파는 모습을 지켜봤다. 고 팀장은 “장애인들이 물건을 만들고 직접 판매까지 하는 이 카페는 장애인들의 재활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충북도청에도 이같은 카페를 만들어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시의 ‘건강카페’가 인기를 끌며 전국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4일 대전시에 따르면 개점 이후 지금까지 한 달여 동안 ‘건강카페’를 벤치마킹한 지자체는 충북도와 부산·광주시,서울 성북구, 경남 거창군 등 10여 곳에 이른다. 또 이달 중으로 벤치마킹을 하기로 한 지자체도 전북도 등 7곳이나된다. 대전시 자치행정국 문용훈 담당은 “벤치마킹을 한 대부분의 공무원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이 카페가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전국적인 모델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카페의 효과는 이뿐만이 아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이 됐다. 때문에 시민들의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사라져 일부러 이 카페를 찾는 손님이 늘고 있다. 사회적 약자를 돕자는 ‘착한 소비문화’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대전시에 따르면 2월 23일 개점 이후 한 달간 시 건강카페를 이용한 시민은 6400여 명으로 하루 평균 255명에 달했다.

 대전시 청사 1층 로비 30.5㎡ 공간에 마련된 건강카페서는 장애인 사회적 기업 1호인 ‘한울타리’(대표 정운석)에서 장애인들이 생산한 우리밀 쿠기, 빵, 전통차 등을 장애인(7명)을 고용해 판매하고 있다.

 정운석 대표는 “지난 한 달간 운영한 결과 맛이 좋고 값도 싸 매출이 예상보다 많다”며 “시청 민원인 뿐 아니라 인근 아파트 단지 주민까지 찾아오고 배달 주문도 많다”고 말했다. 또 정 대표는 “장애인 부모들이 카페를 찾아와 장애인 가족에 대한 취업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앞으로 더 많은 카페가 개점해 장애인 일자리가 많이 늘어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대전시는 ‘건강카페’를 시 산하 기관 등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시는 올해 말까지 시 사업소 평생교육문화센터, 한밭도서관을 비롯해 엑스포과학공원, 대전도시철도 역사 등 건강카페 설치를 확대해 장애인 고용을 늘려 나갈 계획이다. 민간기업인 하나은행도 이 카페를 설치하기로 했다.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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