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신부, 베일 벗고 아름다운 어깨 라인 뽐내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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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30분 전. 신부 대기실을 찾은 하객들이 신부와 인사를 나누는 틈틈이 신부를 꼼꼼히 살핀다. 머리와 화장은 물론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의 가냘픈 팔과 어깨·쇄골까지 훑어보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10여 초. 그 사이 신부의 이미지가 결정된다. 이 순간을 좌우하는 건 신부의 상반신이다.

신부 얼굴부터 허리선까지 가장 먼저 눈길

오는 29일에 결혼하는 박윤지(35사진)씨가 요즘 가장 고민하는 것은 ‘웨딩드레스’다. “제가 174㎝, 신랑이 179㎝로 별 차이가 없어요. 키가 너무 커 보이지 않으면서 어려 보였으면 해요. 단아하면서 세련된 신부이고 싶어요.”

신부라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식장에 서고 싶은 게 당연한 바람이다. 이때문에 웨딩드레스를 고르는 일이란, 일생 일대의 중요한 선택 중 하나다.

웨딩드레스를 고를 때는 상반신 스타일이 중요하다. 웨딩드레스 셀렉트 숍 암살라 이은진 대표는 “신부를 볼 때 가장 먼저 눈길이 가는 게 상반신”이라며 “허리선 위부터 얼굴까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중 인상을 좌우하는 게 쇄골과 네크라인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유행한 부스티에 탑(어깨를 모두 드러내는 디자인)은 쇄골을 우아하게 드러내는대표적인 스타일이다. 최근 드라마 ‘마이더스’의 이민정, ‘폭풍의 언덕’의 서우 드레스가 이런 스타일이다. 이런 유행에 발맞춰 ‘쇄골미인’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정소연 웨딩 루이즈의 정소연 원장은 “예쁜 쇄골과 어깨선을 위해 운동을 따로 하는 신부도 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모든 신부가 쇄골 미인이 될순 없다. 정 원장은 “보통은 쇄골의 끝이 사선으로 올라간 신부가 많다”며 “이런 어깨는 긴장돼 보이고 자칫 덩치가 커 보일 수 있으므로 소매나 어깨에 끈이 있어 부드러운 인상을 주는 옷을 선택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쇄골 미인이 아니라고 부스티에 탑을 꺼릴 필요는 없다. 부스티에 탑이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노출이 너무 심하다”는 이유로 꺼리는 신부가 많았다. 그러나 어설프게 몸을 가리는 것보다 과감히 어깨를 드러내는 게 날씬해 보인다는 걸 신부들이 알게 되면서 웨딩드레스의 강자로 떠올랐다.

부스티에 탑을 입었을 때 등과 팔뚝(신부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위다)·어깨 살과 겨드랑이 사이를 비집고 나온 살을 가려주는 일등공신은 베일이다. 어깨선과 팔을 은근히 가려 신부의 몸매 걱정을 덜어준다. 부스티에 탑이 유행하며 베일이 화려해진 이유다.

개성 강조하되 신부다움은 잊지 않는 스타일로

날씬하거나 개성 강한 신부들은 부스티에 탑대신 변형된 디자인을 찾는다. 얼굴이 작고 목이 길면 목까지 올라오는 하이네크를 입기도 한다. 단아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가슴이 없거나 새가슴이라면 주름으로 입체감을 줄 수 있다. 배우 손태영이 결혼할 때 입은, 가슴에 큰 주름이 잡힌 케네스풀의 드레스가 대표적이다.

웨딩드레스의 분위기도 조금씩 달라졌다. 근래엔 공주풍이 인기다. 정 원장은 “5~6년 전에는 김남주가 결혼식에 입은 베라왕의 모던하고 시크한 드레스가 대세였지만 근래에는 바비인형처럼 허리가 잘록하고 쇄골이 드러나며 레이스가 달린 로맨티시즘이 인기”라고 설명했다.

단발머리에 레이스가 장식된 오스카드라 렌타의 드레스를 입고 머리에 코사지를 달고 나온 이하정 아나운서와 역시 단발에 리본을 달고 하이웨이스트 드레스를 입어 소녀 느낌을 살린 영화배우 강혜정의 스타일이 그것이다.

이때 단발은 길이가 중요하다. 포레스타 아베다 라이프스타일 살롱의 이가빈 부원장은 “너무 길면 목이 짧아 보이거나 무거운 느낌이 난다”며 “경쾌하고 발랄한 느낌을 주려면 턱의 각이 꺾이는 라인 정도가 적당하다”고 조언했다.

나만의 스타일을 확고히 하고 싶다면, 원하는 컨셉트를 적극적으로 말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 부원장은 “어려 보이기, 눈이 커 보이기 등 요즘 신부들의 요구는 정확한 편”이라며 “본식에선 주로 내추럴한 화장을 하지만, 웨딩촬영 땐 세미 스모키 눈화장으로 평소와 다른 모습을 강조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개성은 강조하되 사랑스럽고 부드러운 ‘신부다움’은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 어려 보이고 싶다면, 네크라인과 원단 신경 써야

웨딩드레스에서 네크라인은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중요한 요소다. 만일 상체가 큰 편이라면 스위트 하트 네크라인(하트의 골이 너무 깊지 않은 네크라인)을 골라야 한다. 얼굴도 갸름하고 목도 길어 보인다. 이때 허리선은 엉덩이선까지 내려 시선을 아래로 집중시킨다. 이 네크라인은 사각 얼굴에도 잘 어울린다. 상체는 특별한 장식 없이 깔끔한 디자인으로 골라 얼굴에 시선이 쏠리지 않게 한다. 얼굴이 길면 가슴선이 일자로 된 것을 고른다. 러플을 달아 부드럽게 마무리해도 좋다. 전체적으로 마른 체형이라면 일자에서 살짝 둥글린 느낌이 나는 네크라인이나 가로로 길게 파인 보트네크라인이 적합하다.

원단도 ‘동안’으로 보이게 하는 데 한몫한다. 가장 무난한 소재는 실크 타프타다. 실크처럼 하늘거리지 않고, 빳빳하게 드레스의 형태를 잡아주는 천이라 풋풋한 느낌이 들어 어려 보인다. 어느 피부톤에도 무난하다. 피부가 맑다면 하늘하늘한 시폰이 어울린다. 피부색이 맑지 않거나 여드름이 있다면 시폰은 피한다.

<이세라 기자 slwitch@joongang.co.kr 사진="황정옥" 기자
촬영 협조=스포엔샤 웨딩, 헤어&메이크업=포레스타 아베다 라이프스타일 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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