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브랜드 제조업체, 인터넷 판매 '외면'

중앙일보

입력

국제적으로 명성을 가진 일부 고급 브랜드 제조업체들이 인터넷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판매 전략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22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해외무역관 보고에 따르면 고급 브랜드 업체들은 인터넷 판매가 위조품 범람과 가격 하락을 부추겨 결국 브랜드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인터넷 판매 저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고급 시계 제조업체인 `봄 앙 메르시에(Baume & Mercier)'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지에 `인터넷상 자사 제품 염가 구매시 유의 요망'이라는 전면광고를 내고 사실상 인터넷으로 자사 제품을 사지 말도록 유도했다.

이 회사의 스위스 본사 관계자는 단지 온라인 쇼핑의 위험성을 알리려는 것이라며 의미를 축소하지만 전문가들은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위한 것이거나 인터넷상에서 위조 제품 판매 방지를 위한 노력이라는 것이다.

인터넷 연구기관 `사이베일런스'는 구치와 롤렉스, 몽블랑 등 고급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전자 상거래 사이트의 4-8%가 모조품을 파는 것으로 추정할 정도다.

따라서 고급 브랜드 업체들은 여러 부작용을 우려해 인터넷 판매에 매우 신중한 입장이다.

세이코, 모바도 등 다른 고급 시계 업체들도 공인 판매상들의 전시장에 인터넷 구입시의 위험을 명기하도록 하는 등 인터넷 판매 제한 노력을 하고 있다.

KOTRA 미주부 관계자는 "최고급 브랜드 제품의 경우 대부분 공인 판매상이 아닌 다른 판매상에서 구입한 제품에 대해 보증을 해주고 않고 있다"며 "최고급 브랜드제품들이 언제까지 인터넷을 외면할 지 관심"이라고 말했다.[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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