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여러분! 가정 통지문 좀 보세요"

미주중앙

입력

샌호세 인근 초등학교의 한 학생의 옷에 가정 통지문이 옷핀에 달려 있다.

자녀를 통해 전달하는 가정 통지문에 대한 학부모들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교육 당국들이 끙끙 앓고 있다.

학생의 결석이나 지각 학교 프로그램 등을 알리기 위해 발송되는 가정 통지문은 대부분 보호자의 서명을 요구하고 있지만 기간 내에 통지문을 읽고 서명해 반송하는 학부모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부 프로그램의 경우 진행에 차질을 빚는 경우까지도 보고되고 있다.

각 학교들은 만성적으로 무관심을 보이는 학부모들에게 주의를 주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이 아니라 더 고민하고 있다. 교육 당국은 자영업자나 맞벌이 부부가 많은 한인 가정들도 비슷한 케이스가 많이 발생한다고 지적하고 나와 한인 학부모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LA 한인타운 인근의 한 고등학교의 경우 "통지문 대신 전화로 대신했지만 한인 학부모와의 연락이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이 학교의 한인 코디네이터는 "학생이 1교시만 결석해도 학부모에게 전화로 통보하도록 돼 있지만 제대로 통화가 연결되는 경우가 드물고 또 메시지를 듣고 확인전화를 거는 학부모도 거의 없다"며 "2~3일 장기 결석을 해도 학부모에게 알려줄 수 있는 방법이 전무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인타운 인근의 초등학교는 "한인 학부모들은 통지문에 대한 반응이 거의 없는 편"이라며 "언어 문제일수도 있는 것 같아 한국어로 번역해 발송하는 안을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북가주 샌호세 인근 밀피타통합교육구 소속의 한 초등학교의 경우 최근 발송한 가정 통지문에 서명한 부모들이 전무하자 아예 학생들의 옷에 2차 통지문을 옷핀으로 달아 집으로 보냈다. 이 학교가 보냈던 통지문은 자녀의 성적표를 받았는 지 여부를 확인하는 내용이었다.

자녀 픽업을 위해 마중나갔던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인격체로 대하지 않고 우체국 차량이나 메신저로 생각하고 있다"고 반발했으나 학교측은 "학부모들이 제대로 통지문에 서명해 보내면 이런 일은 생기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교육 관계자들은 "학부모들이 바쁘다는 이유로 자녀의 과제물이나 통지문을 제대로 챙기지 않는다"며 "학부모의 무관심은 자녀의 학습 부진으로 이어진다. 가능한 매일 자녀들과 학교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학교의 통지문을 꼼꼼히 챙길 것"을 조언했다.

장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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