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사칭 사기 e-메일 기승…"비행기 표 살 돈 급히 필요하다"

미주중앙

입력

지인을 사칭하며 도움을 요청하는 사기 e-메일이 한인들에게 잇따라 발송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수년전 한국과 한인사회에서 기상을 부렸던 사기 e-메일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들 e-메일은 해킹한 e-메일 계정을 통해 주소록에 등록된 사람들에게 무차별 적으로 발송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단체 메일이 아니라 개별적으로 보낸 e-메일처럼 보여 자신에게 직접 도움을 요청해온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한다.

최근 조모씨의 이름으로 발송된 e-메일 내용을 보면 “잠시 영국 런던에 들렸는데 여권과 크레딧카드가 들어있는 가방을 잃어버렸다”며 “다행이 이쪽 영사관에서 여권 없이 항공기를 탈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한다. 그런데 비행기 표를 살 돈이 필요하다”며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e-메일에는 또 “크레딧카드 발급 은행에 연락을 했는데 새 카드 발급에는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나에게 돈을 보내주면 다음 비행기편으로 도착해 바로 돈을 갚겠다. 돈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테니 빨리 전화를 해달라”며 호텔 데스크라며 전화번호를 적어놓았다.

21일 조씨를 사칭한 e-메일을 받은 김모씨는 “메일을 받고 급한 마음에 적혀있는 번호로 전화를 걸려고 했다”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휴대전화로 먼저 연락을 했는데 조씨가 맨해튼에 있다며 전화를 받더라”고 말했다.

조씨는 이날 “오전 내내 e-메일을 받은 사람들이 전화를 해와 사실을 설명하느라 애를 먹었다”며 “e-메일 계정이 도용 당해 사기 메일이 발송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은무 기자 emchoi@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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