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보험업계 Y2K보상 요구에 초비상

중앙일보

입력

미국 보험업계가 일부 고객의 천문학적인 Y2K문제해결비용 지급문제를 놓고 초비상이 걸렸다.

미국의 거대기업과 정부기관 Y2K문제 해결을 위한 그동안 컴퓨터 업그레이드에 투자한 비용 일체를 보상해달라는 민사소송을 무더기로 제기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4개 기업과 2개 정부기관이 지난 7월 이후 약 7억달러 규모의 Y2K 해결 비용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으며 다른 업체도 유사한 소송을 준비중이다.

보험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낸 회사는 1억5천만달러를 요구한 제록스사를 비롯, 유니시스, GTE, 나이키 등 4개사이고 시애틀 항만당국과 미시간주 로열 오크시 교육당국 등 2개 정부기관도 소송을 제기했다.

특히 보험업계는 21세기로 전환되는 시기의 컴퓨터 오작동 방지를 위해 그동안 미국에서 투자된 1천억달러 상당의 비용을 요구하는 소송이 잇따르면서 100건을 넘어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재판에서 승소여부를 떠나 소송에 대응하기 위한 변호비용만도 엄청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보험업계 변호인단은 원고들이 해외에서 항해중 발생하는 사고에 대비해 선박수리비를 보상토록 한 19세기의 해양법을 근거로 소송을 제기했다면서 그러나 이들은수년간 Y2K위험성을 인식했기 때문에 바다속 돌발상황에 대비한 법규를 그대로 적용하는 데 문제가 있다며 보상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소송은 2000년 1월1일이후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는 상품을 제공한 소프트웨어 업체나 프로그램업자를 겨냥, 제기된 기존의 소송 85건과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재판결과가 주목된다.

[로스앤젤레스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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