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명곤 국립극장장 내정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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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중앙인사위원회를 거쳐 국립중앙극장장으로 내정된 김명곤(47)씨가 9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내정 소감과 앞으로의 운영구상을 밝혔다.

내년 1월 1일 국립중앙극장이 책임운영기관으로 바뀌면서 첫 조타수를 맡게 된김명곤 국립중앙극장장 내정자는 "걱정과 우려가 앞서지만 국립중앙극장을 우리나라 공연예술의 요람이자 민족예술 창작의 산실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지금까지 국립극장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운영의 경직성과 예산 집행 및 관리의 비효율성이라고 본다. 또 대중과 많이떨어져 있었던 점과 창의적 아이디어를 반영하기 힘든 창작 관행을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책임운영기관의 취지에 맞도록 경영을 개선할 복안이 있는가.
▶국립극장은 설립취지와 위상이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전당과는 다르다. 따라서 산술적인 경영실적을 높이기보다 국립극장이 어떻게 하면 대중들에게 사랑받을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창작풍토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은.
▶국립극장이 책임운영기관이 되면서 외부단체와 공동기획을 하거나 후원금을 유치하는 길이 열렸다. 우수한 예술인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최대한 개방할 생각이며 아직도 남은 제도적 제약이 있다면 과감히 철폐하겠다. 또 자문위원회에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을 영입하고 각 산하단체장과 긴밀히 협조해나갈 생각이다.

--각 단체장 인사나 외부인사의 영입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가능한 한 겸직을 하지 않고 일에 전념할 수 있는 분을 모시겠다. 또 현재의 단장이나 단원들도 지금까지 여건 때문에 능력을 발휘하기 어려웠던 만큼 그분들의 경험을 잘 살릴 수 있도록 하겠다. 설사 갈등이 생겨나더라도 예술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나갈 생각이다.

--그동안 살아온 이력이 주류 예술계에서 벗어나 있는데다가 행정경험이 없어우려를 하는 사람도 있는데…
▶마당극운동에 앞장서오면서 비판적, 진보적 입장을 취해온 것은 사실이나 기성예술계와 대립적인 방식으로 활동하지는 않았다. 방향이 다른 것을 서로 인정한 상태에서 경쟁하고 협력하면 되는 것 아닌가. 개방적 자세와 포용력을 갖고 보수진영의 원로들을 찾아뵙는 동시에 저와 방향이 달랐던 분들도 자주 만나 이해를 구하겠다. 또 행정경험이 없기는 하지만 극단과 극장을 오랫동안 운영하며 나름대로 알뜰하게 살림을 꾸려왔다고 자부한다. 유능한 행정전문가를 영입하고 최대한 자율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경험부족을 보완하겠다.

--국립극장의 위치가 너무 대중과 멀다는 지적도 있는데…
▶가장 풀기 힘든 숙제다. 안내표지판을 보완하고 편의시설 및 연계교통편을 확충하는 등 명실상부한 시민의 문화공간이 되도록 힘쓰겠다.

--대중예술에도 무대를 개방할 생각인가.
▶예술을 대중예술과 고급예술로 나눠 벽을 쌓는 것은 무의미하다. 다만 국립극장의 이미지에 걸맞는 공연을 신중히 검토해 유치할 생각이다.

--개인적인 창작활동은 중단할 계획인가.
▶여성문제를 다룬 연극을 무대에 올릴 계획이었으나 후배에게 넘겨주기로 했고 '유랑의 노래'를 영화화한다는 계획도 접을 수밖에 없게 됐다. 이제 당분간 나는 국립극장을 제대로 운영해나가는 것을 창작활동으로 여기고 여기에만 전념할 생각이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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