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김종창 “신한은행 아직 정신 못 차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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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다.”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금융당국 수장들이 3일 신한금융지주에 잇따라 강한 경고를 보냈다. 신한지주 이사회가 라응찬 전 회장에게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를 허용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그러나 한발 늦었다. 라 회장은 이미 지난달 28일 스톡옵션을 일부 행사해 20억원대 평가차익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한 언론사 주최 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라 전 회장의 스톡옵션과 관련해 “신한은 조직과 인사에서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달라지는 게 없다면 신한의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같은 날 김종창 금감원장도 신한지주를 직접 겨냥했다. 그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는 라 전 회장과 신한지주 이사회를 다 포함해서 하는 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사회가 기능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보는 이유가 바로 그런 점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신한지주는 이날 “라 전 회장이 지난달 28일 스톡옵션 일부를 행사하고 일부는 반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라 전 회장이 이번에 행사한 스톡옵션은 2005년과 2006년에 받은 21만2241주다. 행사 가격이 각각 2만8006원과 3만8829원으로 지난달 28일 신한지주 종가(4만7100원)보다 낮다. 종가 기준 평가차익은 28억3000만원으로, 세금을 떼고도 20억원가량을 챙겼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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