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2K, 12월말 무역흑자 관리에 암초로 작용

중앙일보

입력

`Y2K'' 문제가 올해 무역흑자 목표 250억달러 달성에 예기치 않은 암초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일 산업자원부와 업계에 따르면 컴퓨터의 2000년 인식오류(Y2K) 로 내년 1월초 원자재와 부품.소재의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정유사와 제조업체, 종합 상사들이 올해 말에는 예년보다 재고 여유분을 확충키로 했다.

이에 따라 12월 한달간 총수입액이 당초 예상치를 훨씬 웃돌 것으로 우려된다.

정유사들의 경우 Y2K 문제 발생에 대비, 오는 12월31일과 내년 1월1,2일에는 아예 원유도입 일정을 잡지 않고 12월30일 이전에 2-3일분의 재고를 앞당겨 확보키로 하고 최근 도입계약을 완료했다.

SK㈜의 경우 12월 한달간 예년 같은 기간에 비해 원유재고를 이틀분 정도 늘리기로 하고 이달말께 200만배럴 정도의 원유를 추가 도입키로 했다고 밝혔다.

LG칼텍스정유도 12월31일부터 사흘간 원유도입 일정을 취소했으며 다른 정유사들도 월말과 내달초 원유 선적 및 하역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신정연휴 중 소요 물량을 이달중 앞당겨 수입키로 했다.

최근의 국제원유가격 상승세도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주요 선진국들이 Y2K에 대비, 원유비축량을 확대하려는 경향이 한몫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제조업체들의 경우에도 연말.연시에 예기치 못한 수송 지연과 하역.통관 장애에 대비, 소요 수입자재의 재고분을 평소보다 늘리기로 하고 종합상사 등을 통해 수입 주문을 내놓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각 종합상사들이 거래업체들로부터 Y2K문제에 대비, 부품.소재와 원자재 수입을 늘려달라는 주문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기는 곤란하지만 상당부분 수입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듯 하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예기치 못한 사고로 자재수급이 달려 공장가동에 차질이 빚는 사태를 막기 위해 연내 소요자재를 앞당겨 수입하려는 조짐이 11월말부터 감지되고 있다"면서 "중소업체들의 경우 부품.소재 및 원자재 재고를 크게 늘리지는 않지만 상대적으로 수입규모가 큰 대형 제조업체들일수록 재고를 늘리려는 경향이 강한 편"이라고 밝혔다.

한편 산자부는 지난 1-11월 218억달러의 무역흑자를 내 연간 목표치 250억달러대비 32억달러가 모자란 상태에서 12월중 수출이 크게 늘고 수입이 11월수준만 유지해 준다면 250억달러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Y2K 복병''으로 수입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날 경우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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