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상대적 저평가” … 6개월 수익률 30% 선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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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호 24면

글로벌 자금 흐름이 바뀌고 있다. 신흥시장에서 선진국으로다. 신흥시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빠른 회복력을 보였다. 한국·인도네시아 증시는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고, 인도·브라질 증시는 고점에 근접했다. 그러나 올 들어선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긴축 정책으로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반면 선진 시장은 양호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선진 시장은 금융위기 이후 상대적으로 덜 오른 데다 여전히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이다. 최근 리비아 사태 등으로 주춤하기는 하지만 올 들어 미국 다우지수는 5% 가까이 올랐다.

이주일의 HOT 금융상품 - 미국 펀드

글로벌 펀드리서치업체인 이머징포트폴리오닷컴에 따르면 이달 첫 주 신흥시장 주식형 펀드에서는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한 2008년 하반기 이래 가장 많은 자금인 30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반면 같은 기간 선진시장 주식형 펀드로는 57억 달러가 유입됐다. 수익률이 좋은 쪽으로 돈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 시장의 전망이 밝다. 일본은 최근 엔고와 정치 불안, 경기 둔화가 지속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일본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유럽도 지난해 초 불거진 일부 국가의 재정위기가 재발할 조짐을 보인다.

이에 반해 미국은 제로금리와 강력한 부양정책을 바탕으로 경제지표가 호전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미국 콘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는 3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또 앞서 나온 리치먼드 연방제조업지수는 전문가의 예상치(18)를 크게 웃도는 25로 집계됐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 투자부문 제임스 쿡 이사는 최근 서울에서 한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미국 기업의 이익 증가율이 신흥 국가를 웃돌고 있는 데다 주가는 역사적 저점 수준”이라며 “이제는 미국 증시에 투자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미국 시장에 대한 관심은 어디까지나 최근 일이다. 2007년 해외 펀드 붐이 일었을 때 북미 펀드는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 밖이었다. 해외 펀드 중 미국 펀드의 비중은 0.3%에 불과하다.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전망이 밝은 덕인지 펀드 등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상품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AB)·삼성·피델리티자산운용 등에서 내놓은 미국 펀드는 연초 이후 8% 안팎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6개월 수익률은 30%에 이른다. 최근에는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랩도 나왔다. 신한금융투자는 미국 금융회사 및 글로벌 우량기업에 투자하는 ‘헬로우 USA 랩’을 선보였다. 삼성증권은 다음 달 세계적 자산운용사인 미국 레그메이슨과 협약을 맺고 랩을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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