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마을은 어떤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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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기저기서 추진되고 있는 다양한 예술인 마을. 서울에 집중된 문화를 지방에서도 꽃피우려는 문화계의 시도는 그 자체로 의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부동산 회사에서 몇몇 유명인을 내세워 벌이는 사업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또 "지역과 융합돼 다양한 문화 생산과 실험을 추구하기 보다는 그들만의 배타적 유희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 문화마을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 크다. 대표적인 예는 영국 웨일스의 책마을 헤이온와이와 벨기에의 레뒤 문화마을. 헤이온와이는 런던에서 자동차로 4시간이나 걸리는 작은 산간 마을이지만 40여개의 서점이 들어서 있는 특성화된 책마을로 세계적 명성을 누리고 있다.

매년 5월에는 2주간 '더 헤이 페스티벌'이라는 책 축제가 열려 전세계의 관광객이 찾을 정도. 또 레뒤의 경우도 5개의 화랑과 10여 명의 장인(匠人)들이 거주하며 지역 문화 생산의 거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문화연대 정책위원장인 강내희교수는 "지방화가 돼 있지 않은 한국적 현실에서 문화인 마을은 대안적 공간과 삶을 위한 하나의 사회운동으로 기획되지 않으면 실패할 위험이 크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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