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통 큰 양보” … 순천 무공천 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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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4·27 재·보선과 관련해 민주당 손학규(사진) 대표가 20일 “민주당의 기득권에 집착하지 않겠다. ‘통 큰 양보’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 측근은 이날 손 대표가 “내가 야권연대를 주도적으로 이끌겠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손 대표는 직접 지역을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손 대표가 민주당 강세지역인 전남 순천에서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순천에서 민주당 후보를 낼지 말지는 논리적 판단이 아니라 선택의 문제”라며 “통 크게 확 내지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순천에서 민주당 후보를 내지 않고 야권 연합 후보를 밀자는 ‘순천 무공천론’은 당내 수도권 486 인사들이 주축인 연대·연합 특별위원회(위원장 이인영 최고위원)를 통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러나 호남 의원들이 내년 총선 때 ‘호남 물갈이’의 전단계라며 강력 반발해 벽에 부닥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손 대표가 ‘통 큰 양보’를 거론한 것은 극심한 재·보선 후보 인물난을 야권연대로 돌파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일각에선 순천뿐 아니라 경남 김해을까지 포함한 ‘통 큰 양보’를 얘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직은 “독자후보를 찾은 뒤 국민참여당과 단일화해야 한다”는 견해가 다수다.

 그렇더라도 손 대표의 핵심 측근은 “이번 재·보선의 관건은 야권연대의 틀을 만들어 내느냐 마느냐에 있다고 손 대표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날 밤 소집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야권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 참석자들은 그의 ‘통 큰 양보론’에 반발했다고 한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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