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점자 1% ‘물 수능’ … 이틀 만에 말 바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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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 11월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영역별 만점자 비율을 1% 수준으로 맞추겠다는 방침에서 후퇴했다. 발표(16일)한 지 이틀 만이다. 수험생 간 변별력이 떨어지는 ‘쉬운 물 수능’ 비판이 거세자 “반드시 1%로 맞추겠다는 뜻은 아니었다”고 물러선 것이다. <관계기사 8면>

 수능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김주훈(사진) 수능본부장은 18일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만점자 비율 1% 달성은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고, 전 영역에서 1%를 맞추는 것은 더욱 어렵다”며 “1%는 쉽게 내겠다는 뜻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 지금까지의 수능보다 올해는 더 쉽게 내겠다는 뜻을 수험생들이 잘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표현한 것”이라며 “실제로는 만점자 비율이 0.5~1% 정도에서 왔다 갔다 하면 쉬운 수능이 될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교육과학기술부 이기봉 교육선진화정책관도 “역대 수능에서 만점자 비율이 0.5% 이상이면 쉽다고 얘기해 쉬운 수능의 예시로 ‘1%’를 든 것”이라고 해명했다. 쉽다고만 하면 체감률이 떨어져 구체적 수치를 든 것일 뿐 1% 비율을 지키겠다는 뜻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설동근 교과부 제1차관은 16일 브리핑에서 “너무 어려운 문항을 내지 않도록 해 영역별 만점자가 1% 수준으로 나오게 하겠다” 고 말했었다. ▶ 본지 2월 17일자 1면>, ▶ 본지 2월 17일자 6면>

 이에 따라 교과부가 지난해 ‘수능·EBS 70% 연계 정책’이 어려운 수능으로 실패하자 ‘만점자 1%’ 방침을 내놓았다가 말을 바꾸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윤석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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