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유럽의회 통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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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국·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동의안이 17일(현지시간) 유럽의회에서 가결됐다. 이로써 EU 측은 7월 1일 협정의 잠정발효를 위한 내부 절차를 공식적으로 마무리했다. 국내에선 18일부터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비준안이 다뤄질 예정이다.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 한·EU FTA 동의안은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제통상위원회(INTA) 표결 때와 마찬가지로 찬성 465, 반대 128, 기권 19의 압도적 지지로 통과됐다.

 EU 의회는 이와 함께 협정 발효 이후 한국산 제품의 수입이 급증할 경우 역내 산업을 보호하는 장치인 양자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 이행 법안도 찬성 495, 반대 16, 기권 75의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했다. EU 쪽에서는 앞으로 내부 절차가 완료됐음을 한국 정부에 통보하기만 하면 된다.

 한·EU FTA는 지난해 10월 6일 정식 서명됐다. EU는 그달 15일 동의안을 의회에 상정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였다. 이어 이달 7일에는 해당 상임위인 국제통상위원회(INTA)에서 찬성 21표, 반대 4표로 비준안을 가결했다. 16일 열린 최종 토론에서도 상당수 의원이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동의안 보고자인 로버트 스터디(영국) 의원은 “한·EU FTA는 양측이 ‘윈-윈’ 할 수 있는 협정이자 유럽 기업에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며 동의안 승인을 주문했다.

 하지만 국내에선 동의안이 해당 상임위인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상정도 안 된 상태다. 지난해 말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여야가 마찰을 빚으면서 FTA 논의도 함께 중단됐기 때문이다. EU는 2008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18조 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 시장으로 한국에는 중국 다음으로 큰 교역 상대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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