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분단의 아픔과 상처 그리고 치유…한인에 음악으로 바칩니다

미주중앙

입력

북 가족두고 월남후 미국 이민…지금은 고인 된 김남수씨 모델
거장 거숀·작곡가 그레이 합작…제니퍼 고 바이올린 무대 빛내

LA 매스터코랄이 한국 분단의 아픔을 주제로 새로운 작품을 선보인다.

LA 매스터 코랄(뮤직디렉터 그랜트 거숀)이 한국을 주제로 무대를 꾸미는 '한국의 이야기' (Stories from Korea)콘서트에 한인들이 주목하고 있다.

오는 3월6일 오후 7시 월트 디즈니 콘서트 홀 무대에 펼쳐지는 이 콘서트는 LA 매스터 코랄이 'LA는 세계다'(LA is the World)라는 제목으로 2007년부터 마련해온 시리즈의 일환.

다문화가 공존하는 LA의 특성을 살려 LA에서 꽃피우는 다양한 커뮤니티의 문화를 다양하게 소개하자는 목적으로 LA 매스터 코랄이 특정 나라를 주제로 작곡가들에게 곡을 의뢰하고 그 나라의 전통과 문화를 소개하는 다양한 음악을 무대에 올려 왔다.

한국을 주제로 한 이번 콘서트에서는 유명 작곡가 마크 그레이가 커미션을 받아 한국의 분단 현실과 이산 가족의 아픔과 재회 등을 주제로 작곡한 곡 '무궁화: 섀론의 장미'(Mugunghwa:Rose of Sharon)가 초연된다.

뮤직 디렉터 그랜트 거숀

작곡가 마크 그레이

바이올리니스트 제니퍼 고

삶과 죽음 만남과 헤어짐 등 인간이 겪는 원초적 갈등과 아픔 희망과 기쁨 등의 애환이 가득 담긴 이 곡은 바이올리니스트 제니퍼 고와 합창단 그리고 플룻 클라리넷 바순 혼 첼로 등 10명의 연주자로 구성된 앙상블 연주가 함께 한다.

또한 인천 시립 합창단의 레지던스 작곡가로 활동하고 있는 작곡가 우효원씨가 강원도에서 불려지는 아리랑을 기본으로 작곡한 메-나-리(Me-Na-Ri) LA에서 활동하는 이효준씨가 합창음악으로 재편성한 '아리랑 팬타지'(Arirang Fantasie) 이현철의 '도나 노비스 파쳄'(Dona Nobis Pacem) 김지수씨가 편곡한 한강수 타령 박정선씨 편곡의 '달아 달아 밝은 달아' 김희조 편곡의 '경복궁 타령' 등이 무대를 장식한다.

'무궁화'는 마크 그레이가 북한에 가족을 두고 월남한 후 미국으로 이민 온 엔지니어 김남수씨를 모델로 지은 곡. 시인으로도 활동해 온 김남수씨는 평생동안 북한의 가족들을 그리워했으며 이 애끓는 그리움을 시로 남긴 후 2003년 세상을 떠났다.

이 시를 바탕으로 인간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아픔과 치유 과정을 곡에 담았다는 마크 그레이는 "한인들이 겪어온 헤어짐의 불행은 세계 속 어느 민족이라도 경험할 수 있는 공통의 아픔"이기 때문에 좋은 소재가 됐다며 이곡이 청중들의 상처를 아물게 하는 약이 되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실제로 이 곡에는 김남수씨가 북한의 누나와 나누었던 편지가 인용돼 소개되는데 누나의 이야기는 한국어로도 불려진다.

치유의 주체로는 한인들에게 친숙한 무당을 등장시킨다. 무당이 한판 벌이는 굿은 제니퍼 고가 바이얼린 연주로 표현한다.

처음 이 곡의 아이디어를 매스터 코랄의 그랜트 거숀에게 전한 바이올리니스트 제니퍼 고는 "늘 북에 두고온 가족을 그리는 어머니를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그랜트에게 이야기를 꺼냈는데 그가 예상외로 기뻐하고 흥미를 보여 오히려 내가 놀랐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이 곡이 하나의 걸작으로 탄생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너무나 흥분되고 보람됐다며 이 연주회가 생애 최고의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많은 한인들의 관심을 바란다.

유이나 기자 yena@koreadaily.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