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에 맞설 대선후보 누가 될까…2012년 공화당 대선경선은 '몰몬 프라이머리'

미주중앙

입력 2011.02.08 10:37

미트 롬니

존 헌츠먼

세라 페일린

마이크 허커비

미셸 바크먼

내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맞설 공화당의 유력후보로 주목을 받아온 존 헌츠먼 주중 미국대사가 지난달 말 드디어 사임의사를 밝히면서 공화당 대선 경선에 대한 관심이 벌써부터 고조되고 있다.

헌츠먼 대사는 오바마 정부의 초당적 외교정책의 일환으로 2009년 주중대사로 임명됐으며 당시 2년간만 재직하겠다는 조건으로 이를 수락해 2012년 대선 출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었다.

몰몬교도인 헌츠먼(50)의 공화당 대선 경선 출마가 가시화되면서 역시 몰몬교도로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는 미트 롬니(63)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간에 펼쳐질 '몰몬교 프라이머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헌츠먼과 롬니는 둘다 유타주의 오래된 명문가 출신이자 성공한 기업인이며 또한 주지사 출신으로 헌츠먼은 유타주에서 롬니는 매사추세츠에서 주지사를 지냈다. 출신배경에 비슷한 점이 많기 때문에 최근들어 미국의 주요 언론매체들은 헌츠먼과 롬니의 대결에 '몰몬 프라이머리'란 이름을 붙여 공화당 예비 대선후보들에 대한 관련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헌츠먼과 롬니는 사생활이나 성향에서는 전혀 다른 길을 걸어왔다. 롬니가 독실한 몰몬교도로 신앙을 중심에 둔 전형적인 모범생의 삶을 살아왔다면 헌츠먼은 종교에 거리를 두고 사생활에서 좀더 자유분방한 모습을 보여왔다.

헌츠먼은 억만장자 기업가이자 자선사업가인 헌츠먼 케미컬 그룹 창업자 존 헌츠먼의 아들이다. 그러나 고등학교 시절 록밴드 활동을 위해 학교를 중퇴했으며 유타대학에 입학해서는 남학생 친목클럽인 시그마 카이에 가입하기도 했다. 지금도 밴드 연주와 산악 자전거가 취미다. 펜실베니아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는 2년간 대만에서 몰몬교 선교 봉사활동을 했다. 당시 배운 중국어 실력이 유창하다.

헌츠먼은 레이건 행정부의 백악관 스태프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아버지 부시 시절에는 상무부장관 차관보 싱가포르 대사를 역임했으며 조지 W 부시 정부시절엔 무역대표부 부대표를 맡았다. 이상의 공적 직함 외에도 그는 헌츠먼 기업 헌츠먼 암재단 임원 겸 헌츠먼 패밀리 홀딩스사의 대표를 맡고 있다. 유타 오페라 유타의 미래를 위한 연합 등 다양한 단체에서도 활동 중이다.

헌츠먼은 7대째 내리 유타에서 산 유타 토박이다. 헌츠먼의 할아버지 데이비드 B. 하이트는 예수그리스도 후기성도교회의 사도였으며 이후 모든 가족이 후기성도교회 신도가 됐다. 형제 남매는 모두 여덟명이며 조카만 60명에 달한다.

아내 메리 케이와 사이에 7남매를 뒀는데 그중 두명은 입양한 아이들이다. 한명은 중국에서 다른 한명은 인도에서 입양했다. 2000년 중국에서 데려온 딸 그레이시 메이(11)는 태어난 지 두달도 안돼 야채 시장에 버려졌다가 사회복지원으로 옮겨진 것을 입양해 당시 중국 언론의 관심을 모았었다.

헌츠먼은 2004년 57%의 득표율로 민주당 후보 스콧 매더슨 2세를 이기고 주지사에 당선됐다. 그리고 4년 후인 2008년에는 무려 77.7%의 주지사에 재선됐다. 주지사로서 그는 경제 발전 의료보험 개혁 교육 에너지 안보를 공약의 최우선 항목으로 내세웠으며 환경 이슈에도 민감한 편이다. 화석 연료와 에너지 소비 경감에 힘쓰고 있으며 핵폐기물 처리에도 관심이 많다. 낙태 총기규제 이슈에서는 보수적인 입장이지만 동성 결혼을 찬성해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주중대사로 있으면서는 평소 중국의 길거리 음식을 즐겨 먹고 매운 쓰촨요리를 먹기 위해 동네 식당에 줄을 서는 격식 없는 스타일로 중국인의 호감을 샀다. 양국 외교마찰로 중국 외교부에 소환됐을 당시 자전거를 타고 청사에 들어가는 '튀는 행동'으로 입방아에 오르내린 적도 있지만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국빈방문을 앞두고 막후에서 양측에 조언을 해주는 등 상당한 역할을 하며 주목을 받았다.

헌츠먼이 몰몬교임에도 유타대(the University of Utah)를 졸업하고 종교 지도자의 직함을 맡은 적이 없는데 반해 롬니는 몰몬교 재단에서 세운 브리검영 대학 출신으로 교구장으로 봉직했으며 독실한 신앙심으로 인해 2008년 대선에서 '몰몬교도가 대통령이 될 수 있는가'라는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롬니의 증조부는 19세기 몰몬교도들이 핍박에 쫓겨 동부에서 서부로 이동해 유타주에 정착할 때 교인들을 이끈 지도자 중 한명이었다.

성공한 사업가로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위원장을 지냈고 매사추세츠 주지사로 성공적인 임기를 마치면서 능력이나 자질면에서 첫손가락에 꼽히는 대선후보였음에도 지난 대선에서 종교적인 논란을 일으키며 고배를 마셔야했던 롬니로서는 어쩌면 같은 몰몬교도인 헌츠먼의 출현이 이번 대선에서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몰몬교도라는 그의 프로필이 지난 대선 만큼이나 유권자들에게 낯설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공화당 대선후보들 중에서 가장 많은 지지율을 얻고 있는 후보는 롬니다. 롬니 전 주지사 이외에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와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 등이 예비후보로 꼽히고 있으나 각종 여론조사와 오바마와의 가상 대결에서 승리 가능성 등을 묻는 조사에서 롬니 전 주지사가 대체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선거자금 모금에서도 롬니는 지난해 가장 많은 선거자금을 모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롬니는 연방선거위원회(FEC)에 기부자를 공개하는 자신의 정치행동위원회(PAC)를 통해 550만 달러의 정치자금을 기부받았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롬니가 내년 2월 뉴햄프셔 주에서 열리는 공화당 대선 경선(프라이머리)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여론조사가 발표돼 시선을 끌었다.

ABC 방송과 WMUR-TV가 지난달 22일 뉴햄프셔 공화당 주위원회 연례모임에서 실시한 잠룡 20여명에 대한 예비투표에서 롬니가 35%의 지지율을 얻어 론 폴 하원의원(11%) 팀 폴렌티 전 미네소타 주지사(8%)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7%)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은 티파티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는 미셸 바크먼 하원의원과 짐 드민트 상원의원이 각각 5%를 얻었다.

물론 그때까지는 헌츠먼이 대선 경선 출마가 가시화 되기 전이었다. 그런 점 때문에 이 조사를 한 기관은 "아직 공화당 대선후보 경쟁이 무주공산 상태"라면서 "유권자의 4분의 1이 아직 지지자를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에 서열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잠룡 가운데 누가 실제 출사표를 던지고 어느 후보가 오바마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도전자가 될지에 대한 혼란이 깊어지고 있다며 전국적 여론조사보다는 아이오와 뉴햄프셔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지역여론이 잠룡 향배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복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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