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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만땅’ 말고 ‘가득 넣어 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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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설 연휴가 끝났다. 올해는 휴일이 길었던 덕분에 상대적으로 길이 덜 막혔다고 한다. 먼 길 자동차를 운전할 때는 우선 기름부터 가득 채워야 한다.

이럴 때 주유소 직원에게 “만땅 넣어 주세요” 또는 “이빠이 채워 주세요”라고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기쁨 만땅, 행복 이빠이”처럼 일상에서도 ‘만땅’과 ‘이빠이’란 말이 쓰인다.

그러나 ‘만땅’과 ‘이빠이’는 일본말이다. ‘만땅’은 ‘찰 만(滿)’자에 영어의 탱크(tank)를 합성한 일본식 조어다. 일본 발음으론 ‘만탕쿠(まんタンク)’인데 줄여 ‘만땅’이라 하는 것이다. ‘이빠이’는 일본에서 한자로 일배(一杯)라 적고 ‘잇파이(いっぱい)’라 읽는 말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사용되는 것이다.

‘만땅’과 반대로 ‘엔꼬’라는 말도 사용된다. ‘엥꼬(えんこ)’는 (자동차 등이) 고장 나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를 뜻하는데 우리나라에선 기름이 떨어진 상태를 의미하는 말로 쓰인다.

‘만땅’과 ‘이빠이’는 ‘가득’으로 대체할 수 있으므로 “가득 넣어 주세요” “가득 채워 주세요”라고 해야 한다. "기쁨 만땅, 행복 이빠이”는 “새해 기쁨 가득, 행복 충만하시길 빕니다”처럼 바꿔 쓰면 된다.

배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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