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연속극-9시 뉴스 상관관계 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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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황금시간대'로 각 방송사에서 시청률에 가장 신경을 쓰는 시간이 바로 일일연속극과 9시 뉴스가 방송되는 시간인 저녁 8시∼10시 사이다.

이 시간대는 가장 높은 광고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일일연속극과 9시 뉴스의 시청률을 놓고 벌이는 각 방송사의 경쟁은 그야말로 '전쟁'에 가깝다.

지금까지의 기본인식은 일일연속극의 시청률이 9시 뉴스의 시청률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었기 때문에 각 방송사는 기본적으로 일일연속극의 시청률 높이기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방송가의 이런 '금과옥조'가 허물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달 중순께 거의 동시에 새로 시작한 KBS-1의 일일연속극 〈해뜨고 달뜨고〉와 MBC의 〈날마다 행복해〉의 시청률과 양 방송사의 밤 9시 뉴스 시청률을 비교해보면 이런 추세가 눈에 띈다.

현재 양 방송사의 일일연속극 시청률은 MBC의 〈날마다 행복해〉가 거의 매일 30%를 넘나드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KBS-1의 〈해뜨고 달뜨고〉는 15% 안팎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9시 뉴스의 시청률은 양 방송사가 거의 대등하거나 KBS-1이 오히려 좀더 앞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일주일(11월 3-11일)간의 추이를 보면 〈KBS뉴스 9〉가 23.8%, 19.6%, 20.8%, 17.1%, 21.4%, 19.5%, 20.4%, 22.9%, 21.5%였으며 〈MBC뉴스데스크〉는 21.6%, 22.5%, 17%, 15%, 19.4%, 20.4%, 21%, 25.4%, 19.2%로 KBS가 오히려 높았다.

지난해 상반기 MBC의 일일연속극 〈보고 또 보고〉가 40% 안팎의 폭발적인 시청률을 기록할 당시 거의 대부분 〈MBC뉴스데스크〉가 앞서갔던 것과 비교하면 달라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일연속극 시청률=9시 뉴스 시청률'로 간주하던 과거의 인식이 바뀌어야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시청률 조사회사 TNS미디어코리아 관계자는 "지금도 일일연속극의 시청률이 9시뉴스 시청률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는 볼 수 없지만 과거와 같이 절대적이지는 않다는 것이 수치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며 "이제는 뉴스 자체의 경쟁력으로 승부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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