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빼든 우즈 “다른 선수들 엉덩이 걷어차 주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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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가 모습을 드러냈다. 우즈는 27일(한국시간) 기자회견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대회 프로암 도중 티샷을 기다리고 있는 우즈의 등진 모습. [샌디에이고(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이터=연합뉴스]


“이제 게임타임이다. 후아!(It's game time hooah!)”

 타이거 우즈(35)가 새해 첫 티샷을 했다. 우즈는 28일 오전 2시(한국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인근 토리파인스 골프장에서 열린 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대회를 앞두고 트위터를 통해 팬들에게 보낸 메시지에는 에너지가 가득했다. 1996년 프로로 전향할 때 던진 “헬로 월드(Hello World)!”라는 첫인사만큼이나 인상적이다.

 우즈는 호전적이다. 대회 직전 기자회견에서 “그들(다른 선수들)의 엉덩이를 걷어차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6년 만에 처음으로 부상 없이 시즌을 시작한다. 오랜만에 오프시즌에 몸을 만들고 연습도 제대로 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스윙 교정도 잘됐고 퍼트도 좋아졌다”고 했다.

 “지난해 에는 스윙을 바꾸는 데 시간을 빼앗겨 퍼트 훈련을 못했다. 그러나 지난겨울 수천 개의 공을 굴리면서 과거의 열쇠와 감(Key and feel)을 찾게 됐다. 올해가 기대된다.”

 스캔들에 이은 이혼의 충격에서도 벗어난 듯하다. 우즈는 “골프를 잘하기 위해서는 마음이 맑아야 하는데 이제 마음속이 깨끗하고 내 인생의 균형이 맞는다”고 말했다.

 우즈의 1, 2라운드 동반자는 48세의 노장 로코 미디에이트(미국)다. 그는 2008년 이곳에서 열린 US오픈에서 우즈와 우승을 다퉜다. 무릎을 다친 우즈는 다리를 절뚝거리며 18홀짜리 연장과 재연장을 거쳐 우승을 차지하고 포효했다. 그러곤 수술대에 올랐다. 우즈는 “그런 고통 속에 골프를 치다니 바보 같은 일이었다”면서도 “그때를 기억하기 위해 DVD를 본다”고 말했다.

 ◆우즈의 트위터 신경전=우즈는 시즌 시작 기념으로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질문을 하면 답을 하겠다”는 메시지를 띄웠다. 그러자 이언 폴터(잉글랜드)가 우즈에게 트위터로 “우리는 리 웨스트우드 등과 (트위터에서) 재미있게 노는데 너도 끼는 게 어떠냐”고 보냈다. 그는 웨스트우드에게는 “우즈가 질문을 원하는데 뭘 물어볼까”라고 메시지를 전했다.

 우즈는 대답이 없었다. 폴터는 웨스트우드에게 “랭킹 3위가 직접 트위터를 하지는 않겠지. 그는 놀고 싶지 않을 거야”라고 보냈다. 세계랭킹 1위인 웨스트우드가 직접 트위터를 하는데 3위로 추락한 우즈가 답하지 않은 것에 대한 조롱도 담겨 있는 듯했다. 폴터는 몇 차례 더 우즈에게 메시지를 보냈으나 역시 대답은 없었다. 결국 폴터가 꼬리를 내렸다. 그는 “우리는 타이거와 그냥 재미있게 논 것뿐”이라고 썼다. 우즈는 기자회견에서 “폴터가 심심하고 할 일이 없었나 보다”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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