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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장, 엔진오일에 물타 배 세워 … 해적들이 알고 고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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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청해부대 영웅들 청해부대 최영함 승조원들이 최근 한 수병의 생일 기념 파티 모습을 최영함 승조원과 가족의 인터넷 카페인 ‘푸른가족’에 올렸다.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한 소말리아 해적들이 선장 석해균(58)씨 등 선원들에 대해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방부 장광일 정책실장과 이종명 합참 민군심리전 부장(소장·파병부대 직접 통제 담당)은 23일 국방부 기자실에서 ‘아덴만 여명작전’ 당시 상황을 브리핑하며 석해균 선장은 해적들의 가혹행위를 무릅쓰고 군의 작전을 도왔다”고 말했다. 정부는 청해부대에 대한 격려와 함께 민간인인 석해균 선장 등에 대해서도 포상할 계획이다. 다음은 브리핑 일문일답.

 -석 선장의 총상은 해적에 의한 것이 맞나.

 “맞다. 삼호주얼리호 갑판장이 목격한 바를 얘기하겠다. 소말리아 해적들 가운데 아주 과격한 해적이 1명 있었다. 이 해적이 석 선장을 주로 감시했다. 진압 당시 우리 선원들은 선교(船橋)에 인질 상태로 한꺼번에 몰려 있었다. 선원들은 대부분 이불을 덮고 있었다. 링스헬기와 함포 공격이 시작되자 다른 해적들은 일종의 ‘공황’ 상태에 빠진 것 같았는데, 이 과격한 해적이 이불을 들쳐내며 선장을 찾았다. 다른 선원들과 눈이 마주쳤는데 그냥 지나갔다고 한다. 선장을 정조준해 소총을 여러 발 쐈다. 적개심이 있어 보였다고 한다.”

 -그 해적이 두목인가.

 “그런 것으로 추정된다. 생포해 다른 해적들과 함께 삼호주얼리호 의료실에 감금해뒀다.”

 -그 밖의 가혹행위는.

 “석 선장은 관통상뿐만 아니라 무릎과 어깨에 골절상도 있었다. 가혹행위를 한 것 같다. 석 선장을 진료한 최영함 군의관에 따르면 관통상도 근접 정조준 사격한 상처라고 한다.”

 -선장이 가혹행위를 당하면서 기지를 발휘했다는 건가.

 “그렇다. 해적들 몰래 엔진오일에 물을 탔다. 그래서 배를 정지시키기도 하고 대단한 활동을 했다. 이런 것을 나중에 안 해적들이 선장을 미워한 것 같다. 자신들은 최단거리로 소말리아 해역 근거지로 가야 하는데 계속 공해상으로 돌아간 것이다.”

 -해적들이 선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지 않았는가.

 “선원들에 대해 식량과 음료수를 통제한 것 같다. 해적들이 선원들에게 고통을 많이 준 것으로 들었다.”

 -화물선이어서 위험하지 않았나.

 “충분히 인지했다. 단단한 격실이 충분히 보호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저장탱크 쪽에는 해적도 선원들도 없어 사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가장 신경 썼던 게 선원들의 안전과 화학물질을 실은 화물선이 갖는 위험성이었다. 전문가들과 토의했는데 문제점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선장이 훌륭한 일을 했는데 포상하나.

 “이번 작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우리 군을 격려하는 일이 있을 것이다. 오만 주재 최종현 대사도 굉장히 많은 역할을 했다. 전체적으로도 포상할 것이다. 석 선장 등 민간에 대해서도 감사를 표할 것이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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