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37년 만에 WP 이사직 퇴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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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사진)이 37년 만에 워싱턴 포스트(WP) 이사직에서 물러난다.

 WP는 20일(현지시간) “버핏이 오는 5월 임기 만료를 끝으로 이사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WP에 따르면 버핏은 “WP에 대한 애정은 변함이 없으며, 경영 자문에는 언제든지 응할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도널드 그레이엄 WP 회장도 “전화번호 402를 누르는 일이 앞으로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402는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의 지역번호다. 이곳에는 버핏이 회장으로 재직 중인 버크셔 해서웨이 본사가 있다.

 버핏의 사퇴 소식에 이날 뉴욕 증시에서 WP주가는 장중 한때 4.4% 급락하기도 했다. 그러다 배당을 늘리겠다는 WP의 발표에 2.3% 상승 마감했다.

 버핏은 이사직에서는 물러나지만 자신의 버크셔 해서웨이를 통해 갖고 있는 WP 지분 24%는 계속 보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버핏은 2006년 17년간 맡아왔던 코카콜라 이사에서 물러난 바 있다.

 버핏은 1972년 WP가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 보도한 뒤 주가가 급락했을 때 버크셔 해서웨이를 통해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74년 처음 WP 이사가 됐으며, 다른 미디어그룹인 캐피털 시티스 커뮤니케이션스의 이사가 됐던 8년간을 빼고는 WP의 이사직을 유지해 왔다. 버핏은 어린 시절 WP를 배달했던 인연도 있다. WP의 전 발행인인 고(故) 캐서린 그레이엄 여사와도 친분이 두터웠다.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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