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미지식물원 감정평가 자료 조작됐다'…녹색연합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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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정감사 기간에 서울시가 국회에 제출한 제주도 여미지식물원의 감정평가 자료가 조작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환경운동단체인 녹색연합은 현재 여미지식물원 소유권자인 서울시가 외국업체에 매각을 서두르기 위해 정확한 실사작업 대신 지난 95년 당시 식물원측에서 작성한 자료를 토대로 `날림식' 감정을 했다고 9일 주장했다.

녹색연합은 식물원이 보유중인 온실식물 2천239점과 옥외식물 2천743종의 가격을 산정하려면 최소 1개월 이상 시간이 필요한데도 서울시의 의뢰를 받은 한국감정원은 불과 3-4일만의 현지조사를 통해 감정평가 자료를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녹색연합은 한국감정원이 물가상승률, 시중시세현황, 미래자산가치, 환율 등 감정에 중요한 요소를 모두 누락시킨 채 지난 95년 식물원측이 작성한 자료를 넘겨 받았으면서도 마치 실사작업을 한 것처럼 행세해 왔다고 지적했다.

녹색연합은 특히 식물의 자산평가시에는 각 개체의 종류, 나이, 키, 근원경, 수형, 관상적 가치 등이 종합적으로 평가되어야 하는데도 한국감정원의 식물명세표에는 이런 기본적인 것도 없었다면서 이를 넘겨받아 국회에 제출한 서울시는 국정감사에서 위증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녹색연합은 이런 점들을 감안할 때 서울시가 `골칫거리'인 여미지식물원을 외국업체에 헐값에 서둘러 매각하기 위한 기도로 밖에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여미지식물원은 지난 95년 붕괴참사시까지 삼풍백화점 소유였다 이후 삼풍측에 구상권을 행사한 서울시로 소유권이 넘어왔으며 그동안 5차례의 입찰이 유찰되면서 자산가치도 당초보다 절반 수준인 500억원대로 떨어졌다.

한편 서울시측은 "국회에 제출한 것은 정확한 감정의뢰 결과를 토대로 한 것이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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