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10 펀드 평가] 인덱스 펀드 수익률 차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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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코스피200지수를 좇는 인덱스 펀드들은 성적이 비슷해야 정상이다. 그런데 실제는 수익률이 제각각이다. 지난해에는 최고 28.6%에서 최저 19.2%까지 벌어졌다. 똑같이 1000만원을 투자했더라도 누구는 세전에 19만2000원을 벌고, 누구는 그보다 50%가량 많은 28만6000원을 벌었던 것이다. 이유가 뭘까.

 ‘초과 수익’에 대한 욕심이 이런 차이를 만들었다. 현재 국내 코스피200 인덱스 펀드들은 차별화를 위해 대부분 ‘플러스 알파(α)’ 전략을 추구한다. 벤치마크인 코스피200을 웃도는 수익을 내기 위해서다. 대표적인 게 코스피200지수 구성 종목 외에 공모주에도 투자를 하는 것이다.

또 코스피200지수 구성 종목 중 주가가 많이 오를 것 같은 주식의 비중을 늘리는 방법도 있다. 아예 별로 안 오를 듯한 종목은 빼고 150개 정도에만 투자하기도 한다.

 전체적으로는 이 같은 전략이 먹혔다. 국내 42개 코스피200 인덱스 펀드 중 35개(83%)가 지난해 지수 상승률(22.2%)보다 높은 수익을 냈다. 성적이 제일 좋았던 ‘교보악사 콜인덱스1(28.6%)’ 펀드는 콜 옵션에 투자한 게 효과를 봤다. 콜 옵션은 지수가 오를 때는 큰 이익을 내는 파생상품이다.

하지만 지수가 떨어지면 손실을 안겨준다. 주식 시장이 조정을 받을 때는 ‘교보악사 콜인덱스’의 수익률이 코스피200지수를 밑돌게 된다는 얘기다.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저조했던 ‘현대스마트Semi-Active인덱스’ 펀드(19.2%)는 전체 자산의 20%가량을 따로 떼어서는 일반 주식형 펀드처럼 좋은 종목을 골라 투자했으나 쓴맛을 봤다.

 메리츠종금증권 박현철 연구원은 “코스피200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는 이유는 큰 욕심 내지 않고 지수가 오르는 만큼만 이익을 얻겠다는 것”이라며 “한두 해 초과 수익률이 컸던 펀드보다는 장기간 큰 변동 없이 코스피200지수를 잘 따라갔던 펀드를 선택하는 게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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