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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각수 차관 “외교부 특채파동 땐 하루가 1년 같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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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지난 9월 6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당시)이 딸의 외교부 특채 파동으로 전격 경질됨에 따라 10월8일까지 약 한 달간 장관 대리를 맡았던 신각수(사진) 외교부 1차관이 25일 “올 하반기는 34년 외교관 생활중 가장 힘들고 어려웠다”고 회고하는 송년편지를 e-메일을 지인들에게 보냈다.

 신 차관은 편지에서 “9월 초 외교부 특채파동으로 장관이 바로 사임하고 장관대리로서 파동을 수습해야 했던 한 달여는 하루가 1년처럼 느껴지던 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장관 자녀가 특별채용을 통해 재취직한 것은 이해충돌에 저촉되는 문제가 있었다”며 “(장관 딸의 자리가) 1년 4개월의 한시계약직이고,(딸이) 3년 반 일했던 직장에 되돌아온다고 쉽게 생각한 것이 잘못이었다”고 말했다.

 신 차관은 “(당시 외교부) 내부에선 인사 불만이 외부로 유출, 증폭되고 국회와 언론에선 외교부에 대한 강한 비판에 직면했다”며 “차관으로서 이런 사태를 막지 못한 것이 너무 안타깝고,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세간에서 거론된 특채문제의 대부분은 수 년 전 200명에 달하는 특채인력을 짧은 시간에 채용하는 과정에서 인사행정에 어두운 외교부가 기술적 실수를 저지른 것이지 의도적으로 불공정 채용을 하려한 건 아니다”며 “다행히 외교부는 새 장관의 취임 이래 환골탈태의 각오로 거듭나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신 차관은 “올해는 북한 문제를 둘러싸고 한·중간 대립이 표면화된 해”라며 “중국은 아직 북한을 전략적 자산으로 보고 있다.우리는 중국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체화하는 데 지혜를 모으고 많은 외교력을 기울여야한다”고 제언했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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