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업체가 외면하니 … 백화점들이 대신 고객 불만 해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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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관련 서비스 수준을 높이기 위해 백화점들이 직접 나서고 있다. 비싼 값을 치르고도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는 불만을 가진 고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명품 등에 대한 고객 불만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약속관리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가 제품 수선을 맡기거나 제품을 주문하면 이를 약속관리시스템에 고객 인적사항 등과 함께 등록해 놓고, 불만이 해소될 때까지 처리 여부를 추적 관리하는 것이다.

 만약 제품 수선이 일정보다 늦어지거나, 원하는 상품이 품절된 경우 자동으로 이를 소비자에게 알려 소비자가 불필요하게 기다리는 시간을 줄였다. 롯데백화점 측은 “약속관리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고객 불만 건수가 70%가량 줄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2009년부터 전 점포(광주점 제외)에서 ‘통합수선상담데스크’를 운영 중이다. 백화점 정규 매장이 아니라 할인행사장에서 명품을 구입하거나, 해당 브랜드가 백화점에서 퇴점한 경우 소비자들이 AS를 받지 못하게 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전문조사기관을 통해 한 해 네 차례씩 명품 브랜드에 대한 고객 만족도를 조사한다. 조사 결과 고객 불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난 브랜드는 별도의 현장교육을 실시한다.

 명품 구매 고객을 위해 특화된 서비스를 내놓는 곳도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부터 서울 충무로 본점에서 명품 의류 전문 세탁점을 운영하고 있다. 잘못된 세탁으로 손상되기 쉬운 명품 의류가 대상이다. 의류뿐 아니라 구두·지갑·핸드백 세탁도 가능하다. 오래 사용해 색깔이 바랜 제품을 위한 염색 서비스도 하고 있다. 세탁점 내에선 의류 전문가가 상주하며 세탁 방식에 대한 상담도 한다. 이 회사 정건희 MD기획팀장은 “한 달 새 250건가량의 제품이 접수됐다”며 “명품 구매 고객의 만족을 극대화하고 고객 서비스를 차별화하기 위해 명품 세탁 서비스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갤러리아백화점 내 프랑스 명품 브랜드 고야드 매장에서는 ‘마카쥬(Marquage) 서비스’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마카쥬 서비스는 19세기 유럽 귀족들이 자신의 가방에 고유의 문양이나 이니셜을 새긴 것에서 유래했다. 갤러리아백화점 측은 “개성 있는 나만의 명품 브랜드를 원하는 이가 많아졌다”며 “제품에 고객이 원하는 이니셜과 문양을 새겨주는 방식으로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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