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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버스 앱’ 개발한 유주완군 … ‘애니콜신화’ 이기태 제자 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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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경기고 3학년 유주완(18·사진 오른쪽)군은 경사가 겹쳤다. 유군은 최근 연세대 글로벌융합공학부 IT명품인재 수시전형에 합격한 데 이어 16일 환경재단이 매년 발표하는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에 선정됐다.

 유군은 ‘서울버스 앱’ 개발자로 유명하다. 서울·인천·경기도의 실시간 버스 배차 현황과 노선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이다. 지난해 12월 공개되자마자 수십만 명이 내려받았다. 유군은 “서울버스 앱을 개발하면서 기술뿐 아니라 마케팅이나 경영·디자인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처음엔 경기도 측에서 버스 관련 정보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소송을 걸겠다고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유군의 앱이 알려지자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이 디자인 등에 대해 조언을 해오는 경우도 많았다. 유군은 “앱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도 각 기관이나 사람들과 소통·조율하고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디자인을 제공하는 게 필요하더라”고 말했다.

 유군이 연대 글로벌융합공학부를 선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공학 기술뿐 아니라 경영학과 디자인에 관한 융합지식을 배울 수 있는 곳이라고 판단했다. 연세대 측은 유군의 앱 개발 능력과 독일 라이프치히 국제운송포럼 젊은 발명가 특별상·해킹방어대회 우수상 등 수상 경력을 높게 평가했다. 지식경제부의 IT명품인재 양성사업에 선정된 만큼 IT 분야의 최고 인재를 뽑겠다는 학교 측의 의지가 반영됐다. 글로벌융합공학부는 ‘애니콜 신화’의 주역인 이기태(왼쪽) 전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끈다.

 사실 유군의 성적은 학급에서 중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중상위권이던 성적은 컴퓨터에 빠지면서 계속 떨어졌다.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몰랐어요. 그래서 하기 싫어했죠.”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컴퓨터에 빠져 홈페이지나 웹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었다. 그게 유군의 유일한 취미였다. 대학에 가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부모님의 걱정과 꾸중을 듣는 날이 많았다.

 하지만 컴퓨터를 더 잘 알기 위해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애플세계개발자대회(WWDC)에 갔어요. 세계에서 모인 전문가들을 만나니 영어도 공부하고 기술이나 디자인에 대해서도 더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유군의 꿈은 페이스북같이 앞으로 10년간 사람들의 생활 패턴을 바꿀 만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명성을 얻거나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다.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일엔 더 집중할 수 있어요. 잘하고 싶으니까 공부를 할 이유도 생기죠.” 그는 “결국 좋은 대학과 뛰어난 성취도 일에 집중하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선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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