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생활수급자 80대 할머니가 인제군에 장학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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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기초생활수급자 할머니가 임대한 땅에 농사를 지어 모은 200만원을 장학금으로 인제군에 기탁했다.

 인제군에 따르면 노환으로 병원에 입원중인 최운녀(89·서화면 서화리)씨는 지역에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며 장학금 기탁의사를 밝혔다. 이에 이기순 군수는 최씨가 입원중인 병실을 찾아 200만원의 장학금을 기탁받고 고마운 뜻을 전했다.

 최씨는 슬하에 6명의 딸을 두었지만 생활이 어려워 1990년부터 기초생활수급자로 책정돼 월 33만여원으로 어렵게 생활했다. 그럼에도 최씨는 생계비를 지원받게 된 날부터 지금까지 20년 동안 땅을 임대해 농사지은 수익금 가운데 일부를 모았다. 은행에 예금한 것이 아니어서 여러 차례 도난 당하기도 했지만 어려운 살림에 6자매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게 한이 돼 기탁하기로 결심했다.

최씨는 “‘나라가 도와줘서 살았으니 조금이라도 좋은 일에 쓰고 싶었다. 생계비 지원에 보답하고자 한두 푼 모았는데 그냥 죽으면 이 돈이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버리고 말 것 같아서’라고 이 군수에게 힘겹게 말했다”고 인제군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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