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킨지, “고금리 시대 다시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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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늦어도 5년 안에 고금리 시대가 시작돼 2030년까지 지속될 것이다.”

 경영컨설팅 회사인 맥킨지 산하 맥킨지글로벌연구소(MGI)가 이런 분석을 내놨다. 9일 발표한 ‘저금리 시대의 종언?(Farewell to Cheap Capital?)’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서다.

MGI는 앞으로 20년간 전 세계적으로 투자 수요는 늘어나는데 저축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빚어질 것으로 봤다. 결국 돈 부족 현상 때문에 이자율이 오른다는 것이다. MGI는 전 세계 투자가 국내총생산(GDP)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20.1%에서 2030년 25%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지금까지 투자를 웃돌았던 저축의 비중은 5년 안에 투자에 추월당하고, 2030년이면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저축으로 투자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는 것이다. 한동안 고금리 시대가 펼쳐질 것으로 보는 이유다. 그러나 이 같은 투자와 저축의 불균형으로 인해 금리가 얼마나 오를지, 예상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MGI는 중국·인도를 중심으로 한 신흥국이 향후 투자 증가를 이끌 것이라고 했다. 특히 중국·인도에서 도시화가 진척되면서 도로·철도·주택·학교·병원 등을 짓는 사회기반시설(인프라) 투자가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실 중국·인도 등은 지금도 매년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중국은 국내총생산(GDP)의 44%를 각종 투자에 쏟아붓는다. MGI는 44%라는 비중이 더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10~20년 뒤에는 중국 경제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커질 것이어서, 지금처럼 44%를 투자한다고 해도 투자액은 확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 MGI의 계산이다.

 저축 증가세가 둔화되는 주된 이유도 중국이었다. 중국이 수출 위주에서 내수와 소비 진작 쪽으로 정책 방향을 돌렸다는 데 주목했다. 중국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속히 커지는 나라다. 이런 나라가 저축보다 소비에 방점을 두게 되면 전 세계적으로 저축 증가세가 꺾일 수밖에 없다. 세계적인 고령화도 저축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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