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자 인터뷰] “현지 직원들 승진 보장, 과감히 권한 줘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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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어지간한 기술은 이제 중국이 다 따라잡았습니다. 관리로 승부를 봐야 합니다. 현지 직원의 역량을 최대한 살리고, 그들을 앞세워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서야 합니다. 현지화가 생명이지요.”

 중국 현지법인이 대상을 수상한 두산인프라코어의 김동철(사진) 부사장은 “중국 비즈니스에서도 한국형 관리모델을 만들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관리자와 직원들이 하나가 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부사장은 지난 15년 동안 중국에 머물며 굴착기 비즈니스를 해온 중국통.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 사업을 이끌고 있다.

 -한국형 관리모델은 무엇을 말하는가.

 “중국 현지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게 핵심이다. 그들에게 회사 비전을 설파하고, 협력을 이끌어 내는 게 바로 중국 담당 CEO가 할 일이다. 현지 직원들에게 승진의 기회를 보장하고, 과감하게 권한을 줘라. 두산 옌타이(延臺) 공장에는 현지 직원들이 부장급 직책을 채워가고 있다.”

 -중국 내 한국 기업의 강점은.

 “단순한 기술적 차이로는 차별화가 안 된다. 그보다는 공정기술, 도면설계 등 소프트 분야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시장 변화에 따라 생산조직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강점이다.”

 -최근 중국에서 노사 분규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노사 신뢰가 중요하다. 두산은 공회와의 협상으로 임금을 정하고, 공회 전 회원 찬반 투표를 한다. 그만큼 급여에 자신 있다는 얘기이고, 노사문화를 선진화하겠다는 의지다. 공회는 적극적으로 회사 일을 돕는다. 주문이 밀리면 공회가 먼저 잔업 시간표를 짜오기도 한다. 공회는 회사 경영의 파트너다.”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는 14년이 넘었다. 향후 과제는.

 “그동안은 ‘맨땅에 헤딩하기 식’으로 사업을 꾸려왔다. 앞으로는 시스템화해야 한다. 몇 대를 더 파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앞으로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급하다. 5년 안에 산둥(山東)성에서 가장 주목 받는 외국 투자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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