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김미현, 투어 정상급선수

중앙일보

입력

김미현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99퍼스트유니언베시킹클래식에서 우승, 데뷔 첫 해 2승을 기록함으로써 LPGA투어에서도 정상권의 실력을 갖춘 선수로 확실히 인정받았다.

지난 해 박세리도 마찬가지였듯 첫 승은 `운이 좋았다'는 평가절하가 가능하지만 불과 1개월만에 승수를 보탬으로써 그에 걸맞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아무도 부정할 수 없게 된 것.

김미현은 투어 적응기인 시즌 초반 2월에 3주 연속 컷오프탈락한 뒤로는 단 한번도 컷오프탈락한 적이 없다.

반면 `톱10'을 기록한 대회도 두 번의 우승을 포함해 모두 11회나 되고 특히 최근에는 6개 대회에서 연속으로 10위권에 진입, LPGA투어에 완전히 적응해 상승기류를 타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이번 대회를 직접 주최한 노장 베시 킹도 김미현의 자질을 인정했을 정도.

투어 `명예의 전당' 등록선수이기도 한 킹은 김미현의 플레이를 유심히 지켜본뒤 "아이언샷이 정교하고 특히 쇼트게임이 대단히 안정돼 있다. 내년 시즌에도 2승정도는 거둘 수 있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153㎝ 단신 김미현이 정상급 선수가 된데는 피땀어린 노력이 뒤따랐다.

비거리를 늘리기위해 독창적인 오버스윙을 개발했고 페어웨이 우드로 볼을 그린에 세우는 능력을 쌓았다.

국내에 있을때만 해도 드라이버샷의 평균거리가 230야드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250야드를 넘고 있어 다른 선수들에 뒤지지않고 정확도는 오히려 앞서고있다.

그러나 김미현은 앞으로 긴장이 흐트러지기 쉬운 시즌 마무리에 신경을 쓰고 내년 시즌에 대비, 체계적으로 동계훈련 계획을 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박세리가 지난 해 시즌 막판 `귀국파동'과 매니지먼트, 코치 변경에 휘말리면서 마무리가 흐트러지고 동계훈련도 충실히 소화하지 못함으로써 올 중반까지 부진했던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하는것.

한편 김미현과 함께 퓨처스투어 동반우승이 기대됐던 박지은이 아쉽게 공동준우승에 머물렀지만 11일 미국에서 들려온 두 선수의 낭보는 새로운 밀레니엄을 여는 2000년 한국 여자골프의 세계 제패를 예고하는 `전주곡'이었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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