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회장 공석상태 길어질 듯

중앙일보

입력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의 공석 상태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오는 14일 월례 회장단회의를 열어 후임 회장 선출에 관한 본격적인 협의를 할 계획이었으나 5대 그룹 총수들이 대부분 회의에 불참할 예정이어서 예정대로 협의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유력한 후보로 거명되는 정몽구 현대 회장은 오는 13일부터 17일께까지 현대자동차 인도공장을 둘러보기 위해 출장을 떠날 예정이다.

전문경영인 후보중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돼온 손길승 SK 회장은 13일 제네바`텔레콤 99' 행사 참석 및 에릭슨, 노키아 등의 최고경영자 면담을 위해 유럽으로 출국했다가 오는 22일 귀국할 예정이다.

현대와 SK 양측은 "이번 출장은 오래전부터 예정됐던 것으로 전경련 후임 회장선출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재계 인사들은 이들 회장이 전경련 회장단에 떠밀려 후임 회장을 맡을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해외 출장을 떠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하고 있다.

이건희 삼성, 구본무 LG 회장도 아직 회장단회의 참석 여부를 통보하지 않고 있으나 불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경련은 점쳤다.

이때문에 재계 안팎에서는 전경련 회장단중 연장자인 김각중 경방 회장(74),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72)이나 전경련 활동에 적극적인 조석래 효성 회장 등이 내년 2월 정기총회때까지 회장 대행을 맡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또 나웅배 전 부총리 등 외부 인사의 영입 가능성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14일 회장단회의를 열어도 가닥이 잡히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당분간 회장 공석 상태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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