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깝게 끝난 이승엽의 아시아기록 도전

중앙일보

입력

홈런왕 삼성 이승엽의 아시아홈런기록 도전이 아쉽게 끝났다.

이승엽은 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인 한화전에서 지난달 30일 54호에 이어 64년 왕전즈(왕정치)가 세운 일본의 한시즌 최다홈런기록(55개)에이번 시즌 마지막 도전을 했지만 끝내 홈런을 추가하지 못했다.

첫타석에서 볼넷으로 나간 이승엽은 2번째 타석에서는 가운데 펜스를 넘어가는듯한 타구를 날렸으나 데이비스에게 잡혔고 3,4번째는 우전안타와 몸에 맞는 볼로각각 나갔으며 마지막 5번째에는 내야 플라이로 아웃됐다.

4월8일 첫 홈런을 터뜨린 이승엽은 지칠줄 모르는 홈런포를 가동하며 8월2일 43호 홈런으로 지난 시즌 두산 우즈가 세웠던 국내 기록(42개)을 갈아 치우고 9월2일50호 고지에 올라서 아시아 신기록의 가능성까지 보였다.

기록에 대한 압박감과 상대팀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온 국민의 기대속에 귀중한홈런을 하나 하나 보태 54호까지 터뜨렸지만 마지막 1개를 더 치지 못하고 아시아최고의 홈런왕 도전을 다음 시즌으로 미루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승엽은 홈런 내용면에서는 왕전즈에게 뒤지지 않았고 무엇보다 `이승엽 신드롬'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며 관중들을 몰고 다녀 박찬호, 선동열, 이종범등 걸출한 스타들이 빠진 이후 가라 앉았던 국내 프로야구의 부활을 이끌었다.

이승엽의 게임당 평균 홈런수는 0.410개(132경기)로 140경기에서 게임당 0.392개를 치며 일본기록을 세웠던 왕전즈를 능가한 것이다.

또 홈 구장에서 11번의 만원사례를 비롯해 95년 이후 매년 감소하던 프로야구관중을 4년만에 증가세로 반전시키는데 일익을 담당해 아시아홈런기록에 못지 않은막중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대구=연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