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마르 쿠츠크 미 에모리대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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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에모리 대학교 혈액종양학과 오마르 쿠츠크(60·사진) 교수는 식품의 영양 성분을 이용한 암 연구의 세계적인 석학이다. 그는 토마토 등 붉은색 과일과 채소에 함유된 라이코펜 성분이 전립선암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세계 처음으로 밝혔다. 전립선암은 국내에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09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00년 1304명이던 국내 전립선암 발생자 수는 2007년 5292명으로 7년 새 네 배 정도 뛰었다. 28일 서울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대한비뇨기과개원의협의회 추계 학술대회에서 ‘라이코펜의 전립선 질환에 대한 효과 연구’를 발표하기 위해 방한한 쿠츠크 교수에게 라이코펜과 전립선 건강에 대해 들었다.

-라이코펜은 어떤 물질인가

 “자연에 존재하는 천연색소인 카로티노이드의 일종이다. 과일과 채소의 빨간색을 만든다. 라이코펜은 특히 토마토 안쪽의 젤리 같은 부분에 많다. 라이코펜의 항산화 효과는 비타민E, 베타카로틴에 비해 우수한 것으로 보고된다. 신체기관 중 전립선·유방·결장 등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식품 등의 섭취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2001년 라이코펜의 전립선암 예방 효과를 세계 처음으로 밝혔는데.

 “전립선암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누고 한 그룹에만 라이코펜을 섭취토록 했다. 3주간 관찰한 결과 라이코펜을 복용한 그룹은 전립선암 환자에게 높게 나타나는 전립선 특이항원(PSA) 수치가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라이코펜의 항산화 촉진 활동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곳이 바로 남성의 정소(정자를 만드는 곳)다. 라이코펜이 정소 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라이코펜의 효능을 입증한 다른 연구 결과들은.

 “최근 연구 결과 라이코펜 섭취 후 PSA 수치가 줄어들지 않았던 전립선암 환자라도 PSA 수치를 증가하는 속도를 둔화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라이코펜이 전립선암의 진행 속도를 둔화시킨다는 뜻이다. 항암·호르몬 치료를 받고 있는 전립선암 환자가 동시에 라이코펜 섭취를 늘리면 치료 효과가 더 빠르고 부작용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코펜은 전립선이 비대해져 요도를 압박하는 전립선 비대증 환자의 전립선 크기도 줄이는 것으로 입증됐다. 호르몬 치료를 받는 남성의 고혈압·당뇨병 등 합병증 예방 효과도 보고된다.”

 -라이코펜으로 전립선 건강을 지키려면.

 “라이코펜을 매일 먹는 것이 좋다. 생토마토·구아바·자몽 등에 함유돼 있지만 양이 적어 가공해서 만든 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토마토는 생토마토보다 페이스트(반죽)나 소스 등 가공식품으로 먹는 게 좋다. 토마토 페이스트 2~3스푼에는 5㎎의 라이코펜이 함유돼 있다. 이것은 생토마토 3㎏에 함유된 양이다. 라이코펜은 지용성이기 때문에 오일과 함께 섭취해야 흡수가 잘 된다. 라이코펜 성분이 포함된 건강기능식품(CJ뉴트라 ‘전립소’ 등)도 출시돼 있다. 캡슐이나 알약으로 돼 있어서 손쉽게 라이코펜의 항전립선암·항산화·항염 효과를 볼 수 있다.”

황운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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