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years of crash English courses went down the drain. 20년 영어 과외가 다 헛수고였구나.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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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호 29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한국을 떠나면서 기자회견을 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한국 기자에게 질문할 기회를 주겠다”고 했으나 누구 하나 질문을 하지 않았다. 그때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중국 방송기자가 일어나 “제가 중국인이라 대통령께서 실망하시겠습니다만, 제가 아시아를 대표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오만을 떨었다. 오바마가 “나는 한국 기자 질문을 받겠다고 했다”고 말하자 중국 기자는 “한국 기자단이 허락한다면 괜찮겠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래도 오바마가 계속 한국 기자 질문을 권유했으나 누구 하나 질문을 하지 않았다. 실망한 듯한 오바마는 마지못해 그 중국 기자의 질문을 허용하고 말았다.

조화유의 English Lessons from Washington <137>

유치원 코흘리개 시절부터 대학 입시를 거쳐 대졸 후 취직시험 볼 때까지 한국인은 일생의 거의 4분의 1을 영어학원에 다니며 어마어마한 돈을 갖다 바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땅에서 미국 대통령한테 영어로 질문하는 기자가 한 명도 없어서 중국기자가 오만방자한 행동을 하게 내버려 두었다니 기가 막힌다. 한국인 영어회화 능력이 세계 꼴찌권에 속한다는 사실을 재확인해 준 사건이었다. 20여 년을 돈 싸 들고 영어학원 찾아다닌 것이 모두 헛수고였던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힘들여 한 일이 결국 헛수고가 되고 마는 것을 영어로는 흔히 go down the drain(고오 다운 더 드레인) 또는 go down the tubes(고오 다운 더 튜우브즈)라고 표현한다. drain과 tubes는 여기서 ‘하수구’를 가리키므로 무엇이 “하수구로 떠내려간다”, 즉 어떤 일이 “허사(헛수고)가 된다”는 뜻이다.

A: Not a single Korean reporter asked
President Obama a question in English
even though he specifically invited them
to at a press conference recently
held in Seoul.
B: Really? It’s so disappointing
considering how much time and money
they spend learning English.
A: Sure is. Twenty years of taking crash
English courses outside their regular
schools spending a lot of money went
down the drain.

A: 최근 서울에서 개최된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특별히 권유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영어로 질문을 한 한국
기자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B: 그래요? 그들이 영어 배우느라고 쓴 돈과
시간을 생각하면 매우 실망스럽네요.
A: 그렇고 말고요. 20년간 정규학교 밖에서
많은 돈 들여 영어과외 한 것이 다
헛수고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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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조화유씨는 최근 『이것이 미국영어회화다』 책과 CD를 출간했습니다. 구입 문의는 JohEnglish@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