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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가게 ‘천안쌍용점’ 29일 오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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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가게는 자원봉사자(활동천사)들이 중심이 돼 매장을 운영한다. 왼쪽부터 박주은, 이선숙, 배영옥 본부장, 홍용순, 박순근, 이선희, 김경선, 이실씨. 천안쌍용점은 시민들의 활동천사 지원을 기다리고 있다. [조영회 기자]

#1 이선희(39·주부·두정동)씨는 천안으로 이사 왔으나 지난 1년동안 매주 한 번 전에 살던 논산에 가야만 했다. 2년간 해오던 아름다운가게 논산점 자원봉사(활동천사)활동을 그만둘 수 없었다.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는 봉사 의미가 크다.” 이씨는 이제 논산에 갈 필요가 없다. 29일 아름다운가게 충남 2호점, 전국 111호점인 ‘천안쌍용점’이 오픈한다.

 #2 천안 김안과 박준성 원장은 아름다운가게에 특이한 기증을 했다. 200만원이 넘는 라섹(시력교정수술) 무료시술권을 내놨다. “뭔가 내놓아 좋은 일에 쓰도록 하고 싶었는데 ‘내 의료 능력’이 가장 적당하다 싶어 결정했다.” 이 무료시술권은 오픈식날 경매를 통해 판매될 예정이다. 김안과는 이외에 기증품 수거를 위한 차량구입비도 기부했다.

  ‘활동천사’(#1) 지원과 ‘아름다운 기증’(#2)이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큰 기증은 연세우일치과가 내놓은 아름다운가게 매장과 사무실 공간이다.(본지 2010년 9월 28일 L2면 보도) 이연종 대표원장은 “매장(100㎡)을 포함한 180㎡ 병원 공간에서 ‘나눔과 순환의 미학’이 실천되는 게 나에겐 행복”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에선 인테리어 비용을 댔다.

연세우일치과 1층의 아름다운가게 천안쌍용점.

아름다운가게는 재사용 가능한 물품을 기증받아 판매, 그 수익금을 지역의 소외된 이웃을 위해 쓴다. 2002년 박원순 변호사를 중심으로 연극인 손숙 등이 참여해 서울 안국점을 처음 개설했다. 대전·충청권엔 대전 4곳, 충남 1곳(논산), 충북 3곳이 있다.

 “인구 60만명에 육박하는 천안에 아직껏 아름다운가게가 없는 줄 꿈에도 몰랐어요.” 박순근(40·주부·쌍용2동)씨는 지난달 봉사활동을 하려고 인터넷을 검색하다 곧 개점한다는 소식에 크게 안심했다고 한다. 박씨는 “매장 내 헌책방 코너를 활성화시켜 참고서·동화책 등을 싼값에 살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매장을 관리하는 활동천사는 매주 하루 4시간씩 봉사한다. 싼 가격에 좋은 물건의 주인을 찾아주고, 이웃을 도울 기금을 마련하고, 물품 재사용을 장려해 환경을 살린다. 그래서 ‘세상을 바꾸는 4시간의 힘’이라고 말하곤 한다.

재사용품 수익금 불우이웃 도와

이선숙(36·두정동)씨는 이씨(#1)의 친동생이다. 홍용순(42·두정동), 김경선(38·쌍용3동)씨는 이들 자매에 이끌려 ‘천사’가 됐다. 박주은(45·안서동)씨는 “여러 봉사단체에서 활동을 해봤다”며 “아름다운 가게가 천안에 생기면 꼭 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연소 이실(22·신방동)씨는 활동천사 경력자다. 선문대 휴학 중인 이씨는 예전에 살던 부천시에서 6개월간 봉사했었다.

 배영옥 대전충청본부장은 천안쌍용점 개점을 위해 불철주야 힘쓰고 있다. 배 본부장은 “원활한 매장 운영을 위해선 활동천사 봉사자가 30명 이상 돼야 한다”며 “자녀에게 근검절약, 지구환경 보호를 가르치는 데 아름다운가게 봉사활동 만큼 좋은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의외로 값싼 물건을 만날 수 있는 데가 바로 이 곳”라며 “천안매장엔 신제품 ‘한경희 스팀다리미’도 한 대 기증돼 있다”고 귀띔했다.

 삼성전자 29일 ‘아름다운 하루’

29일 오후 2시 오픈식 때 탤런트 유동근 아름다운가게 홍보대사가 참석해 천안쌍용점 출발을 축하할 예정이다. 그외 홍명희 상임공동대표, 김선우 공동대표 등이 참석한다. 출범 기념으로 삼성전자 천안사업장 직원들이 자신들이 모은 물품을 직접 판매한다.

삼성전자 천안사회봉사센터 장걸 과장은 “우리 회사는 매해 가을 중앙일보와 아름다운가게가 주최하는 위아자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며 “그 전통을 살려 충남 서북부 첫 매장의 첫 행사를 열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각종 의류 등 1000여 점을 판매할 예정이다. 고객사은품으로 썼던 지구본·나무블록 등 어린이 용품이 많다. 천안사업장 헬스장에 방치됐던 운동화를 깨끗이 세탁해 기증했다. 5만~10만원 짜리 운동화를 1000원~1만원에 살 수 있다. 이날 천안사업장 장형옥 전무 등 임직원 10명이 나와 직접 판매할 예정이다.

아름다운 하루는 아파트·기관·회사가 직접 주관하는 수거·판매 이벤트다. 구성원들에게 재사용 가능한 물품을 기증받아, 간단한 수선 등 정리 과정을 거쳐 직접 판매하고 그 수익금은 단체 명의로 아름다운가게에 기부한다.

 아름다운가게 영업시간은 오전 10시30분~오후 6시(일요일·공휴일 휴무). 위치=연세우일치과 1층(천안 서북구 쌍용1동 220-13) ▶문의=041-573-0094

글=조한필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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