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어쩔 수 없을 땐 콘돔 허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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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에이즈 예방과 같은 ‘어쩔 수 없는’ 경우에 한해 콘돔 사용을 허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바티칸은 인위적인 피임이라며 콘돔 사용에 반대해 왔다. 그런 만큼 교황의 이 같은 발언은 콘돔 사용에 대한 교황청의 획기적인 태도 변화가 예상되는 계기라고 영국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베네딕토 16세는 독일의 가톨릭 전문기자 페터 시발트의 저서 『세상의 빛:교황, 교회, 시대의 징후』에서 이런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가톨릭 교회는 콘돔 사용에 대해 근본적으로 반대하는가”라는 질문에 “콘돔 사용이 에이즈 확산을 막기 위한 도덕적 해법은 아니지만 남자매춘부가 에이즈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등의 경우는 도덕적 교화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가톨릭계에서 일부 추기경이 콘돔 사용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문제를 거론한 바 있으나 교황이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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