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인수 검토” 산은도 M&A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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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이 외환은행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인수 추진을 공식화한 하나금융지주에 비해선 강도가 약하지만 국책은행이 인수 의사를 표명했다는 점에서 금융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민유성(사진) 산업은행장은 17일 “정부와 상의해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민 행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를 하면서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해 대주주인 론스타와 인수자로 나선 호주 ANZ은행의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등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며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보고 외환은행 인수를 정부에 건의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는 산은은 수신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외 금융회사들과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해왔다. 350여 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고, 외환 업무가 강한 외환은행 역시 관심의 대상이었다.

 다만 국책은행이 해외 사모펀드인 론스타로부터 비싼 가격에 외환은행을 사들이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정부 내 시각 때문에 이를 공개적으로 추진하진 못했다. 금융계에선 하나금융지주가 론스타와 인수 협상을 시작하자, 산은도 외환은행에 관심을 보이고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이다. 자칫하면 외환은행 인수 경쟁을 부추길 수 있고, 정부가 추진하는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에도 장애가 되기 때문이다. 익명을 원한 정부 관계자는 “산은이 외환은행 인수에 나서는 것은 정부 입장에서 여러 가지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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